제주도, 北에 신장투석기 보냈다…남북, '두 국가' 국면 후 첫 교류(종합)
오영훈 제주지사, 北 리호남 직접 만난 듯
통일부 "남북교류협력 사업…北 접촉 신고·물품 반입 승인"
- 유민주 기자, 강승남 기자, 임여익 기자
(서울·제주=뉴스1) 유민주 강승남 임여익 기자 = 제주도가 북한 측에 의료기기와 산림방제 약재 등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2023년 12월 북한이 '남북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한 뒤 이뤄진 첫 교류로, 북한 측의 의중이 주목된다.
제주도는 남북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신장투석기와 산림방제 약품, 한라봉 묘목 50그루 등 1억 6000만 원 상당의 대북 협력 물품이 지난 4월 1일 인천항에서 출발해 중국 대련항을 경유, 지난달 4일 북한 남포항에 도착했다고 8일 밝혔다.
제주도는 지난 3월 통일부로부터 대북 협력 물품 반출 승인을 받았다. 도는 다만 해당 물품이 북한에 도착했는지 공식적인 회신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주도의 지원은 오영훈 제주지사가 지난해 11월 5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북한 감귤 보내기 사업 재개 협력을 요청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제주도는 다이빙 주한중국대사와의 면담에서 남북 협력을 위한 중국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제주도는 올해 2월 대표단을 꾸려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측 관계관과 남북협력 사항에 대해 전반적인 합의를 끌어냈다. 이 자리에서 오 지사와 북측 리호남의 만남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리호남은 2006년 노무현 정부 때 당시 노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만나 정상회담 등 남북관계를 논의하는 등 중국을 무대로 장기간 남북관계 관련 사업을 담당해 온 인물이다. 그는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에도 연관이 있는 인물로 지목된 바 있으며 과거 '흑금성' 사건 때도 이름이 등장한다.
'남북 두 국가' 선언 이후 남북 접촉을 전면 차단한 북한이 돌연 제주도와의 사업은 진행한 이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과거 북한이 남북관계가 좋지 않을 때 일부 민간단체들 사이에서 최근 유독 리호남 측에서만 교류사업이 가능하다는 연락이 왔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제주도와 북한 측은 감귤과 의료복지, 산림방제 분야에서 먼저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향후 양돈과 관광산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양보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도청 기자실에서 언론 브리핑을 갖고 "제주도는 남북협력사업이 유지되고 이를 통해 남북이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가는 데 역량을 쏟겠다"라고 말했다.
공식 확인은 없지만 제주도는 북한 측 협력단체인 조선장애자후원회사에서 물품을 받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제주도는 북한 감귤 보내기 사업을 통해 지난 1999년 100톤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12년간 감귤과 당근 등 6만 6000톤을 북한에 보냈다.
하지만 천안함 피격 사태 이후 남북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사업은 중단됐다. 이후 남북협력사업과는 별개로 2018년과 2021년에 단발적으로 제주 감귤이 북한에 전달된 바 있다.
제주도는 남북교류에 관한 조례에 따라 2008년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조성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 잔액은 80억 원이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통일부는 남북 교류협력 사업 추진을 위해서 제주특별자치도 측이 신청한 북한주민 접촉 신고 및 물품 반출 신청에 대해서 관련 법적 요건에 따라서 승인한 바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는 정부 당국이 아니기 때문에 법인으로 취급된다"라며 구체적인 내용과 진행 상황 등에 대해서는 관련 지자체 입장을 고려해 통일부 차원에서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youmj@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