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엔 새 숙소도 지어 준 북한…시진핑 맞이, 푸틴보다 성대할까

북측 의전 수위, 북중관계 현재 진단 가늠자 될 듯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9년 방북 때 평양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으로 영접을 나온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함께 인민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CCTV화면 캡쳐)2019.6.20 ⓒ 뉴스1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북한과 중국의 관계 복원 움직임 속 시진핑 국가주석이 약 7년 만의 방북을 확정 지으면서 북한의 '시진핑 맞이', 즉 의전 수준이 북중관계의 현재를 진단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7일 제기된다.

지난 2019년 북한은 1박 2일 동안 평양에 머무른 시 주석을 위해 귀빈용 숙소를 새로 짓기도 했는데, 이번에도 그에 버금가는 '황제급 의전'을 선보임으로써 양국 관계를 한껏 과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와의 밀착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북한이 중국에게도 성의를 보이며 강력한 우군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 주석은 8일 방북해 1박 2일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시 주석이 북한을 찾는 건 지난 2019년 6월 이후 7년여 만이며, 두 정상이 만나는 건 작년 9월 김 총비서가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이후 9개월여 만이다.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은 양국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우선 중국의 입장에서는 최근 2년간 이어진 북러 군사 협력으로 북중관계가 비교적 소원해졌다는 평이 나오는 상황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관리하고 양국 관계의 건재함을 대외적으로 과시해 동북아에서의 영향력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난달 베이징에서 미중, 중러 정상회담을 연이어 진행한 시 주석이 곧바로 방북 일정을 확정 지은 것은 '반미 연대'를 공고히하는 동시에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확실히 쥐려는 의도로 읽힌다.

북한은 이번 정상회담을 중국과 러시아라는 강대국이 모두 자신의 등 뒤에 있다는 사실을 대내외적으로 표출하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인적 교류·관광 등의 분야에서 양국 간 경제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핵보유국 지위'에 대한 중국 측의 사실상의 지지와 승인을 끌어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다음 달 11일은 양국이 '북중 우호협력 상호원조 조약'을 체결한 지 65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통상 사회주의 국가는 기념일을 5년, 10년 단위로 중요하게 챙긴다는 점에서,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을 앞두고 북한이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의 의전을 준비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19년 시진핑 방북 때 역대급 의전…환영식 2번에 '금수산 영빈관' 새로 건축

김정은 집권 이후 시 주석의 첫 방북이 이뤄졌던 지난 2019년 6월, 북한은 '전례 없는 수준'의 의전을 제공했다. 당시 김 총비서는 아내 리설주 여사와 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현재 총무부장)을 비롯한 고위급 간부들과 평양국제비행장에 나가 시 주석 부부를 맞이했다. 이곳에서 북한은 최고 예우를 뜻하는 21발의 예포 발사와 양국 국가 연주, 의장대 사열 등을 포함한 대대적인 '공항 환영식'을 열었다.

이후 시 주석과 김 총비서는 함께 무개차(오픈카)를 타고 평양 시내를 거쳐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까지 '카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차가 지나가는 곳마다 수많은 평양 시민들이 열렬히 꽃을 흔들며 환호를 보냈다. 동원된 시민들의 숫자만 25만 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또 한 번의 환영식을 성대하게 열었다. 환영 행사를 두 번이나 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환영식을 치른 외국 정상은 시 주석이 최초였기 때문에 큰 화제가 됐다.

다만, 이번에는 공식 환영식이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릴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최근 위성사진 등을 토대로 김일성광장에 한 달 전까지는 없던 구조물 공사 모습이 포착됐으며, 이 구조물이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환영식 행사에서 사용된 전망대가 있던 자리라고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9년 방북 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평양 금수산영빈관을 산책하고 있다.(CCTV 캡쳐) 2019.6.21 ⓒ 뉴스1

2019년 당시 북한은 시 주석의 방북을 앞두고 귀빈용 숙소인 '금수산 영빈관'을 새로 짓기도 했다. 그전까지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외국 정상들은 주로 '백화원 영빈관'에 묵었는데, 노후화한 영빈관 대신 새로운 정상급 숙소를 지어 첫 손님으로 시 주석을 맞이한 것이다.

이후 금수산 영빈관은 북한의 대표적인 국빈 숙소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 2024년 방북한 푸틴 대통령과 최근 방북한 루카셴코 대통령 모두 이곳에서 묵었다. 시 주석 역시 이곳에서 지낼 확률이 높아 보인다.

시 주석은 도착 당일인 8일 금수산 영빈관에서 김 총비서와 정상회담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에는 만찬과 기념공연 관람 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7년 전 시 주석은 김 총비서와 평양 능라도의 '5월 1일 경기장'에서 10만여 명이 동원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을 함께 지켜봤다. 당시 북한은 카드 섹션에서 시 주석의 얼굴을 만드는 '맞춤형 공연'을 선보였다.

2024년 푸틴 방북 때는 환영식 1번…시진핑 의전 수위에도 주목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 2024년 6월 19일 김일성광장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환영식이 열리고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한편, 북한이 시 주석에게 지난 2024년 6월 방북한 푸틴 대통령보다 더 극진한 의전을 제공할지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예상보다 훨씬 늦은 시각인 새벽 3시쯤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했는데, 김 총비서는 끝까지 그를 기다리며 직접 영접했다. 다만, 아내 리 여사와 동생 김 부장, 최선희 외무상을 포함한 고위급 인사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공항에서 별도의 환영식도 없었다.

김 총비서와 푸틴 대통령은 공항에서 인사를 나눈 뒤, 푸틴 대통령의 전용차인 '아우르스' 뒷좌석에 동승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승용차에 타면서 양복 웃옷을 벗으면서 김 총비서에 대한 친밀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다음 날 오후 북한은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 환영행사를 열었고, 이후 두 정상은 금수산 영빈관에서 약 1시간 30분의 확대회담과 2시간 30분의 단독회담을 진행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이번 시진핑의 방북은) 단순한 친선방문이라기보다는 북중 협력을 재가동하는 계기에 가깝다"며 "북한이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최고 수준의 예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의 딸 주애가 환영행사 등에 참여해 시진핑 주석과 만나는 장면이 연출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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