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고향' 축구팀 방남 D-2…수원 경기장·숙소 안팎 준비 분주
경기장 안내판, 포토존 등 곳곳 재정비
- 유민주 기자
(수원=뉴스1) 유민주 기자 = 경기장이 가까워질수록 갓 덧칠한 페인트 냄새가 바람을 타고 올라왔다. 15일 수원종합운동장은 오는 20일 남북 대결이 성사된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전 준비로 분주해 보였다.
이날 뉴스1이 찾은 경기장 곳곳에서는 관리 인력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시설 재정비 작업에 한창인 모습이 눈에 띄었다.
경기장의 상징처럼 자리 잡고 있던 수원FC의 특유의 붉은색과 남색 장식물도 다른 색으로 대체됐다. 경기장 내부 안내판과 광고 배너 등에는 연보라색과 노란색, 검은색이 조합된 AWCL 관련 디자인이 새롭게 적용되고 있었다.
잔디가 움푹 파인 구역마다 관리 인력들이 흙과 잔디를 다져 경기장을 고르고 있었다. 물을 머금은 그라운드 위로 스프링클러 물줄기도 길게 흩어졌다. 선수단이 앉을 벤치는 아직 비닐도 벗기지 않은 채 8년 만에 방문할 북한 측 선수단을 기다리고 있었다.
관람석 앞쪽 난간에서는 현수막 고정에 사용됐던 청테이프 등을 긁어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주경기장 관리실 관계자에 따르면 관람석 전체를 물청소하고, 경기장 곳곳에 있는 편의점 주변 등도 경기 전날까지 깨끗하게 새 단장을 마칠 예정이다.
경기장 남문 쪽의 부설주차장에는 '주경기장 도색 및 AFC 관계자와 방송중계차량 주차면 확보'를 위해 이날부터 23일까지 9일간 차량이 통제될 예정이라는 안내 종이가 붙어 있었다. 이날 경찰 관계자들도 경기장 안팎을 돌아보며 동선 등을 체크하고 있었다.
북한의 여자축구 클럽팀인 '내고향여자축구단'과 남한의 '수원FC위민'의 경기는 20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승리팀은 23일 오후 2시 호주의 '멜버른시티FC'와 일본의 '도쿄 베르디 벨라자'가 맞붙는 다른 4강전의 승자와 결승전을 치른다. 대회 우승팀에게는 100만 달러(약 14억 8280만 원), 준우승팀에게는 50만 달러(약 7억 4140만 원)가 상금으로 지급된다.
다만 이날 수원역 인근과 경기장 인근 거리에는 경기 날짜와 장소 등이 적힌 홍보 현수막 등은 잘 보이지 않았다. 약 7100여석의 티켓이 12시간 만에 매진될 만큼 관심이 높아진 것과 수원 시민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기도 했다.
택시를 운전하는 수원 시민 A 씨는 "수원FC 경기가 다음 주에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북한이 와서 하는 줄은 몰랐다"며 "아마 지금 야구 시즌이고, 전쟁 관련해서 여기저기 어렵다는 소리가 많다 보니 사람들의 관심이 크진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B 씨는 "국가대표전이 아니다 보니 관심이 없는 건지 경기 하는 줄도 몰랐다"라고 말했다.
북한 선수단은 AFC 규정에 따라 경기 전 한 차례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공식 훈련을 하고, 4강 상대팀인 수원FC 위민 선수들과 함께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에 묵을 예정이다. 이날 호텔 직원들은 오는 17일 북한 팀의 방남 소식에 대해 "따로 들은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정부 측 실무진들도 상황 점검에 나섰다. 통일부는 최근 강연서 사회문화협력국장을 중심으로 TF를 꾸렸고, 16일부터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합동상황실'을 가동할 예정이다.
한편 AFC는 대한축구협회에 "대한민국과 북한의 특수 관계는 이해하지만 모든 우선순위는 축구에 있다"며 "대회가 외부 정치적 상황으로부터 분리되어 순수한 스포츠 행사로 진행되기를 바란다"는 서신을 발송하기도 했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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