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 "김정은 대화 테이블로 불러내려면 '급진적 전환' 필요"

프랭크 엄 스팀슨센터 연구원 "'비핵화·통일' 후순위로 미뤄야"

30일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컨퍼런스 '북미대화 견인을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 (전략연 제공)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올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를 북미 정상회담 등 대화 테이블에 불러내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가 '비핵화'와 '통일'이라는 정책 목표를 후순위로 미루고 한미 연합연습 및 훈련을 중단하는 등 대북정책에서 '급진적인 전환'을 꾀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기됐다.

프랭크 엄 스팀슨센터 비상임연구원은 30일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개최한 '북미 대화 견인을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 컨퍼런스에 참석해 "작년 말 트럼프 대통령이 김 총비서와의 만남을 수차례 타진했음에도 접촉이 불발됐지만, 올해 5월 미중 정상회담과 11월 중국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여지는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엄 연구원은 지난해 북미 대화가 불발된 이유에 대해 "이재명 정부가 대북 유화책을 펼치면서도 동시에 북한이 강하게 거부하는 '비핵화'와 '통일'이라는 두 축을 여전히 견지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에 대한 배려로 이같은 정책 기조를 수용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비핵화 후순위'라는 새로운 접근법을 내세우고, 필요하다면 남북관계와 관련된 헌법 개정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긴장완화를 위한 점증적 상호주의(Graduated Reciprocation in Tension-Reduction)'인 이른바 GRIT 전략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엄 연구위원은 조언했다. 이는 선제적인 호의를 베풀되, 상대방이 태도를 바꾸지 않을 때엔 응징하는 일종의 유연한 상호주의를 의미한다. 지난 1992년과 1994년 한미연합 팀스피리트 훈련 중지와 2018년 키리졸브(KR) 독수리(FE) 연습 연기 결정이 북핵 협상과 한반도 대화 정세를 이끈 것이 대표적이다.

엄 연구위원은 현재 고려할 수 있는 카드로는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및 연합연습·훈련 중단 △제재 완화와 종전 선언 제안 △여행 금지 해제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이란 전쟁의 여파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이 연기되어 아쉽지만, 머지않아 미중 정상회담이 개최될 때 이재명 대통령의 군비통제적 접근 방안도 의제에 오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정연두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은 "한반도가 새로운 분쟁의 단층선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대한민국 외교의 최우선 과제"라고 말하며 "수적석천(水滴石穿·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의 자세로 한미 공조 하에 북미대화 재개 여건을 착실히 준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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