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선권, '대남 총괄'서 명목상 야당 수장으로…역할 변화 확인
조평통 위원장·통전부장 출신…대남 기조 변화로 자리 옮겨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북한의 대표적 대남 인사 중 한 명으로 남북 회담에 관여해 온 리선권 전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명목상 야당인 조선사회민주당(사민당) 위원장을 맡은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16일 노동신문은 전날 실시된 제15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소식을 전하며 "리선권 조선사회민주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제77호 선거구 제43호 분구에서 강동종합온실농장 경리 홍성호 동지에게 투표했다"라고 보도했다. 북한 관영 매체가 리선권의 직책을 사민당 위원장으로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 출신인 리선권은 지난 2018년 남북미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남북 회담에 깊이 관여했다. 이후 외무상을 거쳐 노동당의 대남사업부서인 통일전선부장까지 역임했다. 지난 2023년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통전부를 당 중앙위 10국으로 개편한 이후에도 부장직을 유지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지난달 열린 노동당 9차 대회를 기점으로 리선권이 당 10국 부장에서 교체된 정황이 포착되면서 그의 거취에 관심이 쏠렸다. 이번 보도는 대남 기구의 대대적인 폐지·개편 과정에서 핵심 인물이었던 리선권이 실권과 거리가 있는 조선사회민주당 위원장으로 이동했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사회민주당은 천도교청우당과 함께 북한이 노동당 외에도 복수의 정당이 존재할 수 있는, 정치적 자유가 있음을 부각하기 위한 체제임을 대외적으로 선전하기 위해 존재하는 당이다. 노동당의 지도 노선을 따르는 관변 단체 성격이 강해 실제 야당의 기능은 수행하지 않는다. 이에 리선권의 재배치는 북한의 대남 정책 축소에 따른 사실상의 좌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리선권이 농업 분야 인물인 홍성호에게 투표한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대남 분야를 전담하던 과거와 달리, 그의 활동 영역이 민생 지원이나 일반 행정 분야로 분산되었거나 정치적 영향력이 대폭 축소되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다만 사민당이 그간 국제 정당 교류나 대남 선전 창구로 활용되어 온 만큼, 향후 리선권이 '국가 대 국가' 국면에서 새로운 형태의 대외 선전 활동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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