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회서 中·러 흔적 최소화한 北…'주체적 국가' 이미지 부각

귀빈 초청 등 외교 행사는 없이 '축전 외교'만 진행
'김정은 시대' 이미지 부각해 주목도 높여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25일 제9차 노동당 대회 폐막을 기념하는 열병식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했다. 러시아 국기를 든 파병 북한군 종대의 행진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제9차 노동당 대회에서 현시점에서 가장 우방인 러시아와 전통적 혈맹인 중국과의 밀착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이는 노동당의 최대 행사에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주체적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하고 국가 성과를 자립의 산물로 강조하려는 전략적 연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를 종합하면, 김 총비서가 이번 당 대회 사업 총화 보고와 결정서 채택 과정에서 러시아나 중국을 구체적으로 거명한 대목은 제한적이었다. 김 총비서는 "이웃 나라들과의 전통적인 친선협조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라고 언급했지만, 특정 국가와의 전략적 밀착을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았다. 이는 지난해 10월 당 창건 80주년 기념행사에 러시아와 중국의 대표단이 대거 참석하고 북·러 협력이 집중 조명됐던 장면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과 관련한 북·러 군사협력에 대해서도 구체적 설명은 없었다. 김 총비서는 러시아와의 협력 범위나 향후 계획을 언급하지 않았고,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이후 양국 관계를 어떻게 발전시킬지에 대한 방향 제시도 언급되지 않았다.

이는 김 총비서가 외교를 국가의 주요 과업으로 특별히 부각한 것과는 뉘앙스가 다른 모습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총비서는 사업 총화 보고에서 "공화국의 국제적 지위가 비상히 높아진 오늘 대외활동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으며 국가의 모든 대외활동이 통일적으로 편향없이 수행되려면 당 중앙의 영도는 필수적"이라며 "혁명의 객관적 환경이 준엄하고 국제 정세가 전례없이 첨예한 현 조건에서 국가의 대외활동에 대한 '당 중앙'의 직접적 관여는 필수적인 요구다. 그 때문에 우리 국가의 모든 대외활동은 철두철미 당 중앙의 직접적인 지도와 관여밑에 실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 중앙'의 직접 영도는 곧 자신이 직접 외교의 대소사를 직접 챙기고, 필요시 정상외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공세적 외교로 우군 확보에 올해 외교의 중점을 둔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처럼 당 대회 결정에 '대외사업'이 비중 있게 언급됐지만, 당 대회를 계기로 한 러시아와 중국과의 특별한 장면 연출 등 밀착 외교가 진행되진 않은 셈이다.

북한은 이번 당 대회를 지난 5년간의 사업의 성과를 부각하고 김정은 총비서의 유일영도체계를 강화·부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진행했다. 노동신문은 북한이 '사회주의의 완전 승리'를 달성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김 총비서가 제시한 고유의 통치 정책 중 하나인 '새 시대 5대 당 건설 노선'을 당 규약에 공식 반영하는 등 집권 15년 만에 오롯한 '김정은 시대'가 열렸음을 과시하는 주요 계기가 됐다. 이러한 이미지 구축을 위해 대외 관계에서의 성과도 의도적으로 부각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당 대회 종료 직후 진행된 열병식에는 쿠르스크 지역으로 파병돼 러시아를 위해 전투에 참여했던 북한군 특수작전군 전력이 행진에 나섰고, 러시아 국기를 든 대오도 포착되는 등 북러 밀착이 부각되는 장면이 있었다. 또 노동신문은 김 총비서가 러시아 전투에서 전사한 병사들을 언급하며 이들이 "불멸의 영웅적 위업을 달성했다"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당 대회 전반에선 북러 밀착이 크게 조명되지 않았지만, 전사자 서사를 통해 군사 협력의 상징성을 부각한 셈이다.

중국과의 관계 역시 외교 채널을 통해 '관리'가 되고 있음을 보여 줬다. 당 대회 첫날 중국 공산당의 축전이 도착한 소식이 전해졌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의 총비서 재추대를 축하하는 축전을 보낸 소식을 24일 자 1면에 보도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