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총괄' 김여정, 당 부장으로 승진…의도적으로 '직책' 숨긴 北
정치국 후보위원 복귀·부장 승진 동시 단행…'주 업무'는 추가 확인 필요
대외사업 담당 가능성도…당 내부 기강 챙기는 조직부서 이동 여부도 주목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제9차 노동당 대회 기간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9기 1차 전원회의에서 당 부부장이던 김여정을 당 부장(장관급)에 승진 임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담당 부서는 공개하지 않으면서 그의 향후 역할에 대한 관측이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전날인 23일 향후 5년간 노동당을 이끌 당 중앙위원회 9기를 공식 선출하는 등 당 대회를 계기로 한 주요 인선을 단행했다.
노동신문이 24일 공개한 인사 내용에 따르면 김여정은 당 부장직은 물론 당 중앙위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정치국의 후보위원에도 포함됐다. 정치국 후보위원은 상무위원·위원 다음 서열로, 그가 핵심 의사결정 구조에 진입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김여정은 남북미의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던 지난 2020년까진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활동했으나, 2021년 8차 당 대회에서 정치국에서 빠지면서 공식적인 위상이 떨어진 바 있다.
김여정은 비핵화 협상 국면 때부터 본격적으로 북한의 '대외 총괄' 역할을 맡으면서 주요 외교 사안에 대한 북한의 공식 입장을 밝히는 등 활발하게 외교 전선에서 활동한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5년 전의 '강등'도 비핵화 협상의 결렬에 따른 후속 조치로 해석된 바 있다.
그 때문에 김여정의 정치국 복귀와 당 부장직 임명을 두고 북한이 '백두혈통'을 내세워 대외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은 이날 당 중앙위원회 부장 명단을 공개하면서도 각 인사의 구체적 담당 부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여정이 그간 대남·대미 담화를 주도해 온 점을 고려하면 그가 당 10국(구 통일전선부)이나 신규 부서 등 대남 담당 부서를 맡았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이후 대외 전략을 공세적으로 전환한 상황에서, 이를 전담 지휘할 인물로 김 총비서가 자신의 친동생을 내세웠다면, 역설적으로 대남 사업을 비중 있는 과제로 여기고 있음을 방증하게 된다는 점에서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올해 들어 민간 무인기의 대북 침투 사건이 불거진 이후 꾸준히 관련 입장을 밝히는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여정이 공식 직함을 달고 대남 등 대외 사업을 지휘할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이 대미·대남 관계에서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읽힌다"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 2021년부터 당 국제부장을 맡아온 김성남이 유임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김여정의 자리가 북한의 외교 전체를 관장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여정은 과거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에도 몸담은 바 있기 때문에, 그가 만일 당 간부들의 기강 문제를 책임지는 조직지도부장을 맡았다면 앞으로 전개된 북한의 4대 세습 공고화를 위한 '후견인'으로 활동폭을 넓힐 가능성도 있다. 이번 인사에서 그간 조직지도부장이었던 조용원이 부장직에서 물러난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김여정이 선전선동부장을 맡았다면 김정은 체제 공고화를 위한 정책 논리를 구성하고 선전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여정의 보직에 대해 "예단하기 어렵다"며 "향후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20~21일에 진행된 사업 총화 보고에 이어 이번 당 대회 결론에서도 구체적인 대외·대남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 북한이 전략적 침묵을 보이는 것인지, 현재의 대외 기조를 유지한다는 차원에서 이같은 행보를 보이는 것인지도 추가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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