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0일 개막 北 당대회…주애 참석 여부에 쏠린 눈

'공인된 지도적 인물' 내면화 작성 진행…후계자 이미지 지속 연출
"만 18세 이상만 입당 가능…주애 아직 어려 직책 부여 불가" 의견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새해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딸 주애.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향후 5년간 국정 운영의 방향을 결정할 노동당 제9차 대회를 이르면 오는 20일 개막할 예정이다. 김정은 당 총비서의 딸 주애가 이번 당 대회에 등장할지, 김 총비서가 '후계 구도'와 관련된 내용을 언급할지 9일 주목된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총비서 주재로 지난 7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조선노동당 제9차 대회를 2026년 2월 하순 혁명의 수도 평양에서 개회한 데 대한 결정서를 전원 찬성으로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해 9월 김 총비서가 "우리나라에서 혁명 전통 계승의 문제, 혁명의 후비대 육성 문제가 훌륭히 해결됐다"고 자평한 것을 토대로 북한이 이번 당 대회에서 후계자 수업을 받는 것으로 평가되는 김주애가 아니더라도, 대내외적으로 4대 세습을 당연하게 만드는 전략을 명문화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정은 보다 중앙에 섰던 주애…'4대 세습' 확정 언급될 가능성

앞서 주애는 지난해 9월 김 총비서가 전승절 참석을 위해 중국에 방문했을 당시 동행한 모습이 주민들도 볼 수 있는 노동신문에 공개되면서 '후계자론'에 무게가 실렸다.

박영자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실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4년 탈북한 군인출신 북한이탈주민의 증언에서 현재 북한의 군관 장령들에게 주애가 '존경하는 자제분, 샛별 여장군'이란 호칭으로 불리고 있으며, 관련 학습자료에서는 주애가 '핵을 만드는 데 동참을 했다'고 선전하며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갈 '콤퓨터(컴퓨터) 천재'로 묘사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이는 김정은 유일영도체계 강화와 함께 영도체계의 한 부분인 후계 문제의 기본 기조가 4대 세습으로 확정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라며 "후계 문제는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도 확장되며 '김정은의 자녀'가 차기 최고지도자가 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정당화 전략이 수행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분석한 바 있다.

박은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연구위원도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를 기점으로 주애가 기존의 공간 질서와 다른 구도로 앵글에 잡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북한 매체가 김 총비서의 동향을 보도할 때는 대부분 그가 사진 정중앙 또는 상단에 있고 간부들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던 반면, 최근에는 주애가 아버지와 나란히 걷거나 때로는 아버지보다 더 중앙에 있는 등 이례적인 장면들이 생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2025년 조선인민군 공군 창설 80주년 기념행사에 '존경하는 자제분'으로 호명된 딸 주애가 참석한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주애가 김 총비서의 손을 꽉 잡거나 서로 뺨을 맞대는 장면은 그동안 북한 매체가 최고지도자의 권위를 신성함의 상징으로 묘사해 오던 관례에서 벗어났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노련한 장성들이 어린 주애를 향해 허리를 숙이고 예우를 갖추는 모습은 매체의 수용자, 즉 주민들로 하여금 주애를 '보호받는 자녀'가 아닌 '공인된 지도적 인물'로 자연스럽게 인식하고 내면화하는 효과를 갖게 한다고 짚었다.

특히 주애는 2022년 11월 첫 등장 후 처음으로 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보존·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공개 참배하며 다시 '후계자설'이 떠오르기도 했다. 이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도 지난 1월 1일 김 총비서가 선대 지도자들의 묘역을 참배하는 자리에 주애가 아버지보다도 중앙에 위치하도록 연출한 것은 북한이 주애의 후계자 이미지를 본격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의도라고 봤다.

또한 주애가 매우 어린 나이임에도 김정은 당 총비서가 그를 각종 대내외 일정에 동행시키며 존재감을 부여하고 있는 것은 자신의 갑작스러운 유고에 대비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고 이 연구위원은 주장했다. 지난 2008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60대의 젊은 나이에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김 총비서는 만 24세의 나이로 당으로부터 받은 공식직함이 없을 뿐만 아니라 대다수 간부와 주민들은 그의 존재조차 모르는 상태였다.

올해 초 러시아 파병군을 기리기 위한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건설장에서 주애가 직접 삽을 들고 김 총비서와 함께 '삽질'을 하는 모습을 나란히 사진에 담은 것도 전형적인 후계자 교육의 일환으로 애민 지도자상을 구축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4월 아버지와 함께 참석한 화성지구 3단계 살림집 준공식에서 주애는 북한 주민들과 악수하고 귓속말도 건네는 등 직접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올해 초 딸 주애와 함께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건설장을 찾은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2023년 3월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를 통해 주애가 정규 교육기관을 다니는 대신 평양에서 '홈스쿨링' 방식의 교육을 받고 있으며, 과목도 승마·수영·스키 등으로 다양하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24년 7월엔 "북한은 김주애를 현시점에서 유력한 후계자로 암시하며 후계자 수업을 진행 중"이라고 보고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주애는 너무 어려 이번에 직책을 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2013년생으로 추정되는 주애는 이제 13세인데 노동당 규정상 18세 이상만 입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곽길섭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주애의 공개 활동, 호칭, 예우는 북한의 선전 당국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연출이 가능하다"며 "김정은의 나이(1984년생)도 벌써 후계자를 선정하기에 아직 젊다"라고 지적했다.

또 곽 연구위원은 "주애는 너무 어리고, 이름 석 자도 공식 확인되지 않았으며, 직책이나 고유의 상징어도 없다"며 "김정은은 신변 관련 급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2021년 1월 8차 당 대회 규약 개정을 통해 '당 제1비서' (당 총비서의 대리인) 직제를 신설해 두었기 때문에 불필요한 억측과 권력 누수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후계자 지명, 그것도 10대 초반의 어린 딸을 조기 내정하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당 총비서 주재로 지난 7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에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7차 정치국회의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2월 '초중순' 아닌 '하순' 개최…개최 기간은 4~5일로 전망

한편 2월 하순으로 밝혀진 북한의 9차 당 대회 일정은 당초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시기인 '2월 초중순'보다 늦춰진 시점인데, 이는 2월16일(김정일 생일) 기념일을 성대히 치른 후 축제 분위기를 이어갈 의도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같은 날 신문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6일까지 약 9일간 시·군에 이어 도(직할시)당과 내각, 인민군, 사회안전성, 철도성 당 위원회를 비롯한 당 조직 대표회가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도(직할시)당 대표회는 앞선 7차(이틀)·8차(나흘)와 비교했을 때도 역대 최장 시간이다.

이처럼 준비 기간이 늘어난 이유는 북한이 9차 당 대회 준비 계획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지방발전 20X10 정책', 평양 5만 세대 건설, 전국적인 농촌 살림집 등 경제 분야에서 구체적 성과를 최대한으로 누적시키는 작업이 필요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앞서 진행된 당 대회 일정을 분석하면, 7차 때는 정치국 회의 보도 10일 후 본대회, 8차 때는 8일 후 본대회가 개최됐다. 이는 당 대회 참석자로 선거된 전국 시·군·도 당 대표들이 평양으로 이동하는 시간과 예비회의, 특별경비주간 등의 준비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다.

이번 9차 당 대회가 '2월 하순' 개최라면 8일 정치국 회의가 보도된 후 7차 대회 때보다도 2~4일가량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을 감안해 최소한 12일 이후인 이달 20일 본회의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되고 있다. 당 대회 기간도 7차를 기준으로 4~5일로 전망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유행했던 8차 당 대회 때는 방역 등 조치로 이례적으로 8일간 진행됐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