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핵전략 고도화' 집착하는 김정은…美 NDS 시험대에 올려

NDS 설계자 콜비 차관 방한에 맞춰 신무기 시험발사
'주한미군 역할 변화' 꾀하는 한·미에 도전적 메시지 던져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딸 주애가 전날인 27일 미사일총국이 진행한 대구경방사포 무기체계 시험사격 현장에 참석한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대구경방사포 무기체계 시험사격 현장을 방문해 "핵전쟁억제력 고도화"를 강조하며, 곧 이같은 방침을 담은 '새로운 구상'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미국이 북한의 핵과 재래식 위협에 대한 한·미의 역할 분담을 제시한 새 국방전략(NDS)을 공개한 직후 나온 발언으로, 북한이 '핵+재래식 병진 노선'을 통해 한미동맹에 맞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핵+재래식 무기 '병진 노선' 구체화…당 대회 때 새 '핵 교리' 발표

28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미사일총국은 전날인 27일 새로운 기술이 도입된 '갱신형 대구경방사포 무기체계 시험사격'을 진행했다. 김 총비서는 딸 주애와 함께 방사포 시험사격의 전 과정을 지켜봣다.

김 총비서는 새로 개발된 무기체계의 성능에 만족감을 표하면서 "우리가 진행하는 해당 활동의 목적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핵전쟁억제력을 더욱 고도화하는 데 있다"라고 밝혔다.

자신들이 국방력을 키우는 것은 외부의 핵 위협에 대한 '방어적 차원'이라는 논리를 내세우면서, 앞으로도 이같은 행보를 더욱 노골적으로 이어가겠다는 포석을 깐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김 총비서는 "노동당 제9차 대회는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다음 단계의 구상들을 천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 대회 때 북한이 '새로운 핵 교리(구상)'을 밝힐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앞서 북한은 작년 말까지 8차 당 대회 때 정한 '국방발전 5개년 계획'(2021~2025년)을 마무리하는 데 집중해 왔다. 러시아의 기술 지원에 힘입어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수차례 진행하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과 핵추진잠수함 건조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김 총비서는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다음 달 개최 예정인 9차 당 대회에서 '핵무력 강화 노선'을 중심으로 한층 발전된 내용의 차기 국방 계획을 발표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특히 김 총비서는 지난해 9월 전자무기연구소를 방문해 "앞으로 당 제9차 대회는 국방 건설 분야에서 핵무력과 상용무력(재래식 무기) 병진 정책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를 고려하면 북한은 미국의 핵공격이 발생했을 때 미 본토를 겨냥해 즉각 반격할 수 있는 핵능력(2격 능력)을 갖추는 동시에, 한국을 향해 대량의 탄도미사일로 '집중 포화'를 가할 수 있는 재래식 무기를 대량 확보하는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한미군 역할 변화' 담긴 NDS 발표 직후 위력 시위 나선 北…한미 시험대에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미사일총국이 지난 27일 진행한 '갱신형 대구경 방사포 무기체계의 효력검증을 위한 시험사격' 현장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전문가들은 북한의 시험발사와 김 총비서의 '핵억제력 고도화' 발언이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전쟁부) 정책담당 차관의 한일 연쇄 방문 중 나온 점에 주목하며, 이는 미국의 NDS 발표를 의식한 위력 시위라고 분석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3일(현지시각) 공개된 '2026 국가방위전략(NDS)'에서 "한국이 북한 억제의 1차적 책임을 지고, 미국은 결정적이지만 제한적인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는 미 정부가 NDS를 통해 북핵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는 지금처럼 유지하되, 앞으로 북한군의 직접 도발이나 침공 등 재래식 위협에 대해서는 한국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됐다.

지난 26일에는 NDS를 설계한 인물인 콜비 차관이 직접 한국을 방문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 등을 만나 주한미군의 전략적 변화를 강조하는 시각을 재차 드러내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한국을 사정권으로 하는 방사포를 시험발사한 것은 한미의 대북 전략 변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앞으로 이에 대응해 공세적으로 핵과 재래식 병진 노선을 추진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북한은 이제 한반도에서 1차적인 방위는 한국이 해야 한다는 미국의 새로운 전략을 겨냥해 '보란 듯이' 시험발사를 한 것"이라며 "막아볼 테면 막아보라는 식의 배짱도 내포된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짚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이번 발사는 미국의 NDS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기술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plus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