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그린란드 이슈로 미·나토 균열 부각…美 의식한 '간접 공세' 전략

노동신문, 그린란드 이슈 집중 보도…미-유럽 갈등 연속적으로 조명
유럽 정상·EU·서방 언론 발언 집중 인용…선전전 방식의 전략적 진화

지난 20일(현지시간)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 해안가에 그린란드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2026.01.20. ⓒ AFP=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마두로 사태' 이후 베네수엘라 사태에 대한 보도를 중단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그린란드 문제를 집중 조명하며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균열 구도를 부각하고 있다. 직접적인 대미 비난 대신 유럽 정상·유럽연합(EU) 지도부·서방 언론의 발언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간접 비판' 프레임을 강화하며, 서방 동맹 내부의 구조적 분열을 선전하는 전략이라는 평가가 27일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5일 "그린란드 문제로 산생된 서방 나라들 사이의 모순이 격화돼 보다 심각한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주장들이 여러 나라에서 울려나오고 있다"며 "유럽의 고위 인물들이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덴마크 총리가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병합 주장에 대해 "다른 나라와 국민을 물건처럼 취급하지 말아야 한다"며 "압력을 이용해 타국과 국민을 차지하려는 사고방식은 케케묵은 세계관"이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유럽연합(EU) 지도부의 반발도 집중 조명했다. 유럽연합위원회 위원장은 "법이 힘보다 강하다"며 덴마크와 그린란드의 영토주권을 존중할 것을 요구했고, 유럽이사회 의장은 "덴마크와 그린란드 사안은 당사자들 없이 결정될 수 없다"며 미국의 영토 야욕을 비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서방 언론과 전문가의 비판적 평가도 적극 전하고 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그린란드 병합에 저항하는 유럽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위협이 서방의 동맹 관계를 가장 큰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라고 평가했다고 전했고, "사태가 더 이상 제한적이지 않으며,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고 파국적 후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소개했다.

이같은 보도는 북한이 군사적·외교적 개입 대신 정보전·선전전으로 서방 동맹의 균열을 내부에 각인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직접적인 대미 비난을 자제하고 유럽 지도자·EU 고위 인사·서방 언론의 발언을 차용 인용하는 방식은, 미국과의 직접적인 갈등은 피하되, 주민들에게 미국의 부당성을 부각해 적개심을 높이기 위한 일종의 '간접 공세'라는 분석이다.

앞서 북한은 조선중앙통신(KCNA)을 통해 베네수엘라 사태 초기 미국의 공습을 "주권 침해의 가장 심각한 형태"라고 강하게 규탄했지만, 지난 15일 이후 관련 보도를 사실상 중단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5일 '그린란드를 둘러싸고 격화되는 모순'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유럽연합(EU)과 유럽 정상들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반면 1월 들어 노동신문을 중심으로 그린란드 이슈 보도를 확대하며 미국과 유럽의 갈등 구도를 연속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덴마크 방위정보국의 연례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을 "역사상 처음으로 잠재적 안보 우려 대상국"으로 규정했다는 내용을 전했고, 이어 유럽의 여론조사와 서방 언론 보도를 차용해 "미국을 신뢰할 수 없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국가로 인식하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라고도 보도했다.

8일에는 EU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해 "덴마크와 그린란드의 주권과 영토 완정성은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고, 15~16일에는 덴마크 방위위원장, 독일 국방·외무장관, 그린란드 당국의 성명 등을 연쇄 인용하며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야욕'을 규탄하는 보도를 이어갔다. 17일에는 '악화되는 동맹관계'라는 제목 아래 미국과 유럽의 동맹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를 집중 전파했고, 18~20일에는 러시아 고위 인사 발언과 미국 의회 내 반대 의견까지 인용해 미국 내부와 서방 동맹 내부의 균열 구도를 동시에 부각했다.

22일 이후에는 유럽의 여론조사 결과, 프랑스 대통령의 발언, EU 지도부 성명 등을 잇달아 인용하며 "미국-유럽 관계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는 외부 평가를 적극적으로 전하고 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