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평화의 길' 재개방에 통일부-유엔사 또 불협화음
유엔사, 개방에 사실상 반대…통일부 "협의할 것"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1일 강원도 고성의 'DMZ(비무장지대) 평화의 길'을 찾아 평화의 길을 재개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유엔군사령부가 사실상 이에 반대하면서 22일 DMZ 활용에 대한 통일부와 유엔사의 '불협화음'이 또 불거지는 모양새다.
DMZ 평화의 길은 지난 2019년 4월 일반에 개방됐지만, 전체 11개 코스 중 DMZ 내에 있는 파주·철원·고성 등 3개 구간은 지난해 4월 안보 상황을 이유로 일반인의 출입이 중단됐다.
통일부는 지난달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운영이 중단된 DMZ 평화의 길 3개 코스의 재개방을 올해 안에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장관은 전날인 21일 강원도 고성의 DMZ 평화의 길 고성 A코스를 찾아 "이 길은 한반도 평화와 공존으로 나아가는 진정한 평화의 길"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선제적 신뢰 회복 조치 차원에서 DMZ 내부 구간을 다시 열어 평화의 길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 장관의 발언이 알려진 직후 유엔사는 '재개방'에 사실상 반대 의사를 표했다. 유엔사는 언론에 낸 입장문에서 "평화의 길 대부분은 비무장지대 외부에 위치해 일반인에게 개방돼 있지만, DMZ 내 3개 도보 구간은 보안상의 이유로 출입이 제한된다"며 "이 구간들은 유엔사 관할에 속해 있으며 현재 DMZ 출입 정책과 절차에는 변동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유엔사와 통일부는 DMZ 출입 승인 권한을 놓고 한 차례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지난해 7~8월에 여당을 중심으로 DMZ 출입 권한을 한국 정부가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입법 논의가 시작되자, 유엔사는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의 DMZ 내 유해 발굴 현장 방문, 정동영 장관의 DMZ 내 대성동 마을 방문을 불허했다.
정 장관은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입법을 통해 유엔사의 일부 권한을 정부가 가져오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유엔사도 이례적 성명을 통해 "군사분계선 남쪽 DMZ 구역의 민사 행정 및 구제사업은 유엔군사령관의 책임"이라며 "정전협정 제1조 9항은 유엔사에 DMZ 출입 통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민사행정 및 구제사업 집행에 관계되는 인원과 군사정전위의 특정한 허가를 받은 인원을 제외하고는 군인이나 민간인을 불문하고 누구도 DMZ에 출입할 수 없다"라고 맞불을 놓기도 했다.
정부는 이후 법제처를 중심으로 유엔사와 DMZ 출입 승인 권한 변경 등을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조기에 결론이 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의 '평화의 길' 재개방 추진 의사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유엔사와의 협의는 초기 단계로, 공식적인 입장을 받은 것은 없으며 앞으로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장관이 고성에 다녀간 뒤 유엔사가 밝힌 입장은 원론적인 수준으로 본다"면서 "정전협정은 군사적 성질의 것이기 때문에 평화적 이용까지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엔사는 군사 관련 사안을 관장하고 정부가 DMZ의 '평화적 이용'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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