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北 신의주에 치솟은 검은 연기…'당 위원회 건물'에 큰불
7일에 화재 발생…14일 자 위성사진에서 당 위원회 건물 철거 확인
中 단둥에서 화재 목격됐지만…中, 北 요청 받아 확산 차단한 듯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 평안북도의 당위원회 건물에 화재가 발생해 건물 한 채가 전소된 정황이 17일 포착됐다.
지난 7일 SNS 'X'에 북중 접경지역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의 한 광장에서 찍힌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에는 압록강 건너편인 북한 신의주시에 화재가 발생해 짙은 연기가 다량 피어오르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 게시자는 "북한 신의주에 무슨 일이 발생한 걸까? 연기가 도시 전체를 덮고 있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곳은 평안북도 당위원회 건물로 추정된다. 이 전문가가 신의주 일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22일에는 멀쩡하던 당위원회 추정 건물이 이달 14일 자 사진에선 철거된 정황이 확인됐다.
정부 당국도 평안북도 당위원회 건물의 '이상 동향'을 감지하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분석 중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평안북도 당위원회 건물의 철거 작업이 식별됐지만, 사유가 화재인지까지는 확인이 어렵다"라고 말했다.
북한의 지방 당위원회는 노동당 중앙위원회의 지시를 이행하는 기관으로, '당 중앙'의 권한을 위임받아 각 지방에서 당적 통치를 총괄하는 기관이다.
특히 평안북도의 경우 북중 접경지로 오랜 무역 거점이라는 중요성 때문에 당위원회의 책임자인 책임비서를 주로 평양에서 직접 파견한다. 현재 평안북도의 책임비서는 당 규율조사부장 출신의 김철삼으로, 지난해 12월 임명됐다.
일각에서는 경계가 삼엄한 당위원회의 건물 한 채가 전소될 정도의 화재가 사고가 아닌 '방화'로 인한 것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한다. 당위원회에 원한이 있는 사람의 범죄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 총비서가 지난달 말 신의주시를 찾아 완공을 앞둔 온실농장을 시찰하는 등 신의주시의 사업은 중앙당의 주요 관심 사항이라는 점에서 이번 화재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진행 중일 것으로 추정된다. 김 총비서는 올해 2월 온실농장 착공식 참석 이후 8·9·10·11월 등 5차례 현장을 점검하며 각별한 관심을 쏟은 바 있다.
이번 화재가 중국 측에서도 쉽게 목격됐음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중국 당국의 '통제' 때문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화재가 민감한 시설에서 발생한 만큼, 북측에서 관련 내용이 밖으로 널리 알려지는 것을 꺼려 중국 측에 협조를 요청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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