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러시아에 '100㎜ 포탄'까지 제공…무기 지원 스펙트럼 확대

100㎜ 포탄, T-54 등 냉전 시기 구형 전차에 사용

소셜미디어 X(엑스·옛 트위터) 사용자 '킹 첼시 UG(@ug_chelsea)'는 지난 1일 "우리 군대의 일부 부대가 우크라이나 군인을 타격하기 위해 T-54·T-55 전차를 사용한다는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라고 적으며 해당 전차에 사용된 100㎜ 포탄 사진을 공개했다. 앞쪽에 놓인 갈색빛 포탄이 북한이 제공한 포탄으로 추정된다.(X 갈무리).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북한의 100㎜ 포탄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3일 포착됐다.

러시아인으로 추정되는 소셜미디어 X(엑스·옛 트위터) 사용자 '킹 첼시 UG(@ug_chelsea)'는 지난 1일 "오래되었지만 쓸모없지는 않다"며 "우리 군대의 일부 부대가 우크라이나 군인을 타격하기 위해 T-54·T-55 전차를 사용한다는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우리는 이 전차가 어떤 '선물'을 던지는지 살펴보겠다"라고 덧붙이며 여러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100㎜ 포탄 여러 개의 모습이 담겼다.

러시아의 T-54 전차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이 생산된 소련의 주력 전차다. T-55도 1958년 T-54를 기반으로 개량된 주력 전차로, 두 전차 모두 옛 소련 시절 사용된 구형이다. 러시아는 전쟁 장기화로 무기 손실을 겪자 옛 소련 시절의 구식 전차를 전선에 투입해 왔다.

X 사용자가 언급한 '선물'은 북한이 공급한 것으로 추정되는 100㎜ 포탄이다.

북한 군사 전문가인 요스트 올리만스는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에 "공개된 사진에는 북한군이 계속 사용하고 있는 북한제 100㎜ 고폭탄이 담겨 있다"며 "러시아는 T-54, T-55를 현대적인 것으로 교체했지만, 북한은 해당 전차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올리만스는 "포탄에 새겨진 라틴어 명문, XX-XX-XX 형식의 일련번호, T 표시 등은 북한산 포탄의 특징"이라며 "사진 속 탄환은 1990년산인 것 같고, 분명히 북한산"이라고 부연했다.

그간 북·러 포탄 거래의 중심은 122㎜·152㎜ 포탄으로 알려져 있었다. 122㎜ 포탄의 경우 D-30 야포, BM-21 '그라드'(로켓) 등과 연동되고, 152㎜ 포탄은 러시아 주요 표병 화력의 표준이다. 100㎜ 포탄 제공 정황이 나온 건 이례적으로, 러시아가 T-54·T-55 전차 등 노후 전력 운용을 확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100㎜ 포탄은 북한 내부에서도 구형 전차 전력용으로 많이 남아 있는 비축탄 중 하나다. 북한이 이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남은 탄약까지 다 털어줬다"는 해석도 가능한 측면이 있다. 양국의 장기 동맹적 협력 체제 구축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북한이 러시아에 '집속탄'을 제공한 흔적도 포착됐다. 영국의 무기 추적 전문기관인 분쟁군비연구소(Conflict Armament Research·CAR)는 지난 10월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군이 북한제 집속탄으로 무장한 소형 드론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을 공격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북한의 러시아 군수 지원은 포탄·미사일 중심으로 확인돼 왔으나, 집속탄이 공급된 흔적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