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무인기·조기경보통제기 공군 배치…정찰·방공 능력 향상한 북한

'리퍼' 닮은 '샛별-9형'·'북한판 타우러스' 공대지 미사일 등장
감시·정찰 강화해 '선제타격' 전술 꾸리는 동향 확인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0일 "조선인민군 공군 창설 80주년 기념행사가 11월 28일 제2공군사단 59길영조영웅연대 갈마비행장에서 성대히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김정은 총비서가 행사에 참여한 조종사들을 격려하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공군 창설 80주년을 맞아 수년 사이 새로 개발한 공군의 전략자산을 공개했다. 북한군의 '약점'인 공군과 해군력 증강에 박차를 가했던 흔적이 선명하게 확인됐다는 평가가 30일 나온다.

정찰·공격용 무인기·공중조기경보통제기 공개…'첨단전력' 보강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 총비서가 지난 28일 딸 주애와 강원도 원산의 갈마비행장을 방문해 공군 창설 80주년 행사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기념행사가 열린 갈마비행장에 샛별 계열의 공격·정찰용 무인기와 올해 3월 비행 사실을 처음 공개한 북한의 첫 조기경보통제기 등이 동원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 2023년 새로운 정찰·공격용 무인기인 샛별 4형·샛별 9형을 공개한 것을 시작으로 공군의 첨단 무인기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중대형 공격용 무인기인 샛별 9형은 '하늘의 암살자'로 불리는 미국의 'MQ-9' 리퍼와 거의 유사한 외형을 선보인 바 있다.

북한은 지난 9월엔 다수의 소형 정찰·자폭용 무인기를 개발 중인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등 현대전 경험을 통해 체득한 새로운 전술전략 보강에 집중하는 것으로 분석되는데, 이 과정에서 러시아의 군사적 지원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3월에 이어 다시 모습을 드러낸 북한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북한이 고려항공의 화물기로 운용하던 러시아제 일류신 비행기(IL-76)를 개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하늘의 지휘소'로 불리기도 하는 첨단전력으로, 고성능 레이더를 장착해 공중에서 주요 목표물을 탐지·분석해 군의 작전을 지휘통제할 수 있다. 직접 적기나 적진을 공격하는 능력은 갖추고 있지 않다.

레이더는 기체 외부에 장착된다. 북한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원형의 '레이돔'이 달린 것이 특징이다. 레이돔은 레이더와 돔의 합성어로, 정확하게는 기체 외부에 장착한 레이더 안테나의 방수·방진용 덮개를 말한다.

북한의 무인기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의 제원이나 성능은 아직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이 무기들이 실전배치됐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 유의미한 감시 및 정찰 기능을 수행 중인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대남 감시 및 정찰 능력을 갖추려면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여러 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0일 "조선인민군 공군 창설 80주년 기념행사가 11월 28일 제2공군사단 59길영조영웅연대 갈마비행장에서 성대히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기체 외부에 '레이돔'이 장착된 북한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도 행사장에 등장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판 타우러스' 최초 공개…순항미사일 등 '핵 타격수단'도 실전배치

북한은 아울러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화살 계열의 순항미사일과 지대함(지상에서 함정으로 발사)미사일인 '바다수리'도 행사장에 동원했다.

또 장거리 공대지(공중에서 지상으로 발사)미사일인 '타우러스'와 비슷한 미사일도 전투기에 장착한 것이 확인됐다. 타우러스는 우리 군도 운용하는 독일산 장거리 공대지미사일(KEPD 350)로, 북한이 이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타우러스는 최대 500㎞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으며, 지하 8~10m까지 파고들 수 있는 센서도 갖춘 것으로 알려진 첨단미사일이다. 북한이 이 미사일을 자체 개발했는지, 러시아나 중국의 지원을 받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날 연설에서 "우리 공군에는 새로운 전략적 군사 자산들과 함께 새로운 중대한 임무가 부과될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새로운 전략적 군사 자산'이 '북한판 타우러스'를 가리키는 것일 가능성도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0일 "조선인민군 공군 창설 80주년 기념행사가 11월 28일 제2공군사단 59길영조영웅연대 갈마비행장에서 성대히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김정은 총비서가 참석한 이 자리에는 '존경하는 자제분'으로 호명된 딸 주애도 동행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김 총비서는 또 "핵전쟁 억제력 행사에서 일익을 담당하게 된 공군에 대한 당과 조국의 기대는 실로 크다"며 "공화국의 영공 주권을 침해하려 드는 적들의 각종 정탐 행위들과 군사적 도발 가능성들을 단호히 격퇴·제압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이날 공개된 무기체계와 김 총비서의 연설을 종합하면, 북한의 공군은 현대화된 감시·정찰 자산을 활용해 대남 작전 영역을 넓혀 우리 군의 동향 및 주요 타깃을 조금 더 선명하게 파악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토대로 전략미사일을 동원해 우리 군의 대북 타격 동향이 감지되면 이를 '선제타격'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공군이 육군 등의 대남 진출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역할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올해 신형 구축함 건조 등 해군의 현대화에 집중한 데 이어 공군의 현대화에도 상당한 역량을 투입해 온 것이 확인되면서, 북한이 내년에도 관련 사업을 확장해 국방력의 열세를 최소화하는 동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북한은 내년 초에 개최할 9차 노동당 대회 때 재래식 전력 현대화와 관련한 새로운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러시아로부터 새로운 전투기를 지원받는 방안도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