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이례적 정보기관 공개 방문…'외치'보단 '내치' 집중
남북군사회담 제의 '무반응' 속…韓 국정원 격 국가보위성 방문 부각
전문가 "노동당 제9차 대회까지 대외 행보보단 결속에 주력 관측"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우리의 국가정보원에 해당하는 국가보위성을 방문했다. 공개적으로 '정보기관'을 방문하면서 자신이 직접 내부 통제에 신경을 쓰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아직 북미 또는 남북 대화의 의사가 없음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김 총비서가 국가안전보위기관 창립 80주년을 기념해 지난 18일 국가보위성을 축하방문했다고 보도했다.
국가가보위성은 북한의 체제 보위·규율 기관으로, 북한 특유의 체제 보위 임무를 수행한다. 주로 간첩 및 반혁명분자 색출, 주민 사상적 동향 감시, 대남 정보업무 등을 맡는 기관으로 '막강한 권력'을 가진 조직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총비서는 집권을 시작한 해인 지난 2012년 10월 국가보위성의 전신인 국가안전보위부에 방문해 김정일 동상을 참배한 바 있으며, 이어 같은 해 11월에도 다시 국가안전보위부를 찾은 바 있다. 그러나 그 이후 13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곳을 공개적으로 찾은 적은 없었다.
다만 이날 김 총비서가 현장을 찾은 사진을 보면 표지석에 "김정일 동지께서 1982년 10월 30일을 비롯해 8차례, 김정은 동지께서 2009년 4월을 비롯해 여러 차례 이곳을 방문했다"라고 적혀 있는 것을 감안하면, 김 총비서는 집권 전부터 이곳을 비공식적으로 다녀간 적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김 총비서는 우리나라 경찰 업무를 맡는 사회안전성과 사법기관인 최고재판소와 최고검찰소도 방문했다. 김 총비서가 자신의 권력을 유지·강화하는 데 필요한 핵심적인 기관들, 즉, 국가안전보위기관들을 연달아 방문하고 이례적으로 이러한 사실을 공개한 것은 사실상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체제를 결속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으론 우리 군의 남북군사회담 제안에 북측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일정을 소화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국방부는 지난 17일 담화를 통해 북측에 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MDL) 기준선 설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군사회담을 북한에 공식 제안한했지만, 아직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내고 있지 않다.
아울러 전날 북한은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팩트시트에 대해 "대결적 기도가 다시 한번 공식화, 정책화됐다"면서 비난했지만, 정작 김 총비서는 이와는 무관하게 내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또한 최고지도자인 김 총비서가 한미 동향 보단 자신의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하는 데 특히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관측이다.
김 총비서는 내달 중순에 예정된 전원회의와 내년 초 제9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내부 체제 강화 및 성과를 다그치는 데에만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 행보나 외교 등 외치보다는 내치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9차 당대회를 앞두고 북한이 정권을 유지하고 권력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들을 방문한 것"이라면서 "아직 북미대화나 남북대화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서 내부를 단속하고 결속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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