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을사조약 120년 맞아 "日, 죄악의 대가 반드시 받아낼 것"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을사조약(을사늑약) 늑결 120년이 되는 17일 "일본이 저지른 죄악의 대가를 반드시 받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국제법과 규범들을 난폭하게 위반한 날강도 행위' 제하 기사를 통해 "일제가 우리나라를 식민화한 '법적 근거'의 하나로 삼은 '을사조약'은 국제법상 요구와 원칙을 난폭하게 유린한 불법 무효한 조약"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은 강압으로 시작되고 협박으로 인가됐으며, 무력으로 강행한 철두철미 강제성과 비법성으로 날조된 협잡 문서"라고 부연했다.

신문은 "조약명도 없는 조약으로 한 나라의 국권을 서슴없이 강탈했을 뿐 아니라 수십 년 세월 가장 악날하고 야만적인 식민지 통치를 실시한 제국주의는 이 세상에 오직 일제밖에 없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날강도적인 방법으로 을사조약을 날조하고 우리 인민에게 식민지 노예의 운명을 강요한 일제의 죄행은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어도 절대 덮어버릴 수도, 지워버릴 수도 없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해마다 을사조약을 계기로 비난하는 기사를 게재하고 있으며, 이번 기사 역시 '반제계급 의식' 고취를 독려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북미 정상회담 개최 요청에도 북한이 침묵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기사라 주목된다.

일본 매체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취임 후 북한에 북일 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초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이 언론 등을 통해 고조된 바 있으나, 김여정 당 부부장이 지난해 3월 담화를 통해 "일본 측과의 그 어떤 접촉도, 교섭도 외면하고 거부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 가능성을 일축했다.

특히 북한은 '납북자 문제'를 두고 "해결됐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으며, 일본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도 북미 정상 간 접촉이 성사되기 어렵다는 데 무게를 싣는다.

한편 북일은 지난 2002년 9월과 2004년 5월 두 차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 전 총리 간 정상회담을 개최한 바 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