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자동차 다리 공사 진척…연료 저장고 확장 준비 포착"

NK인사이트 "러시아 측 다리 상판도 건설…북한은 기둥 7개 세워"
"두만강 인근 석유 저장소 지반 정리…'제재 위반' 정제유 반입 가능성

두만강 인근 석유 저장소 남서쪽 비축지에 쌓여 있던 모래와 자갈이 지난 10월부터 평행선의 띠 형태로 정리된 모습. (NK 인사이트 보고서 갈무리)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과 러시아가 두만강 하류에 건설 중인 두만강-하산 다리 공사가 6개월 만에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측에는 석유 저장소 규모를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돼 이곳이 양국 간 유류 거래의 주요 관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5일 위성사진 분석업체 'SI 애널리틱스'(SI Analytics)가 인공지능(AI) 기반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NK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쪽에서는 최근 교량의 데크(상판)를 만들기 시작했으며 특히 코퍼 댐(임시 물막이) 공사는 가까운 시일 내에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퍼 댐은 교량 건설을 위해 물의 바닥이 드러나도록 임시적으로 만드는 수밀벽이다. 지난달 14일 자 위성 사진을 보면 러시아 측은 교각 지지용 말뚝 1개의 굴착을 완료하고 수밀벽을 새로 확장하며 포크레인으로 두 번째 굴착 작업을 진행 중이다.

북한 측은 강 중앙 방향으로 현재까지 7개의 기둥을 완성했으며 추가 교각을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보고서는 두만강역 남동쪽 북러 교량으로 가는 길에 위치한 북한의 석유 탱크 저장소 부지의 지반이 최근 정리된 정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부터 이곳 저장소에는 약 11~18대의 트럭 등이 정기적으로 오갔고, 지난 7월부터 저장소 남서쪽 비축지에 쌓여 있던 모래와 자갈이 지난 10월부터는 평행선의 띠 형태로 정리된 것이 포착됐다. 이는 철도가 건설 중인 동향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또 저장소 남동쪽 부지에서도 불도저와 굴삭기로 면적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는데, 이는 유류탱크를 만들어 대량의 석유 운송 및 저장 능력을 구축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러시아산 정제유·석유의 수입을 확대하려는 동향이라고 할 수 있다.

보고서는 "석유 공급은 군사 분야뿐만 아니라 산업 분야에도 활력을 제공할 것이므로, 이 공사는 북한의 경제 재건 및 생산 능력 강화를 목표로 하는 인프라 개발로 해석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북한에 대한 유류 공급은 유엔 결의 2397호에 따라 정제유 기준 연 50만 배럴을 넘길 수 없다. 하지만 영국 비영리 연구단체 '오픈소스센터'가 분석한 북러 유조선 동향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미 작년 3월부터 약 8개월 동안 북한에 약 100만 배럴의 정제유를 공급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