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앞둔 北…한미에는 각 세우고 러시아와는 또 밀착
김정은 "미국과 서방도 '북러 혈맹' 이길 수 없었어"…파병 성과 부각
한미 면전에는 미사일 발사로 '대화 시도 차단'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미·중·일 정상 및 각국의 고위급 인사들이 한반도에 모이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와 관련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APEC에 관심 없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한미에는 미사일 발사로 '대화 거부' 시그널을 보내고, 러시아와는 밀착 행보를 보이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전날인 23일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건설 착공식에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착공식은 러시아에 파병한 장병들을 추모하면서도 북러 밀착이라는, 파병 성과를 부각하는 자리였다.
이날 김 총비서는 연설에서 "미국과 서방의 막대한 수혈도 두 나라(북러) 인민의 혈통 속에 끓어 번지는 정의의 피는 식힐 수 없었으며 파시즘의 광신적인 야수성도 불사신의 투쟁 정신과 용맹을 이길 수 없었다"면서 러시아와 북한이 '반미'라는 기조로 밀착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김 총비서는 이어 "우리 국가와 로씨야(러시아) 인민의 장한 아들들은 결정적인 승리로 조로(북러) 동맹의 강대함을 시위했으며 정의가 우리 편에 있는 한 패권세력의 야망은 기필코 좌절될 것임을 시대의 벽에 선명히 새겨놓았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 22일 새 핵미사일인 극초음속미사일 '화성-11마'를 발사하며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섰다. 북한이 밝힌 미사일의 사거리는 약 430㎞로, 평양에서 경주까지의 거리(약 450㎞)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한미의 정상의 면전에 위협적 행동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두고 APEC을 앞두고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와, 김 총비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긴급 회동'에 선을 긋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동시에 제기됐다.
이러한 도발에 이어 러시아와의 밀착을 강조하는 행보에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나선 것은, 북한이 현재 자신들의 외교의 방향이 한미로 향하지 않음을 부각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APEC 계기 김 총비서와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회동의 가능성을 낮추는 신호"라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되지 않았고, 종전과 관련해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북러 혈맹'을 부르짖는 김 총비서가 트럼프와 만난다는 것은 상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총비서는 지난달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현재의 국제 정세에 대해 "시간은 우리 편"이며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우리에게는 더 유리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과 당장 타결할 의제가 없는 상황에서 '일단 만나고 본다'는 행동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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