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대상 러 화물선, 2개월 만에 北 나선항 입항…무기 운송 가능성

9월 30일~10월 1일 북한 나선항 하역 부두 도착

'레이디 R' 화물선은 9월 24일부터 26일까지 러시아 보스토치니 항구 에서 선적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 후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1일 사이에 북한의 나선항 하역 부두에 도착한 모습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과 불법 무기 거래를 한 혐의로 제재 명단에 올라 있는 러시아 화물선이 2개월 만에 북한 북동부 항구에 등장해 북러 간 무기 운송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가 3일 위성사진을 분석, '레이디 R' 화물선의 의심스러운 행적을 지적했다.

이 화물선은 지난달 24~26일 러시아 보스토치니 항구에서 선적을 준비하는 정황이 처음 포착됐다. 이후 같은 달 30일부터 10월 1일 사이 북한 나선항 하역 부두에 도착한 모습이 확인됐다.

레이디 R호는 러시아 해운회사 MG-Flot 소속이다. 이 회사는 2022년 모스크바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 해운 산업 제한'의 일환으로 미국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미국은 레이디 R호와 또 다른 러시아 화물선 '앙가라'호가 북러 간 비밀 무기거래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2023년 10월 공개했으며, 한국도 지난해 4월 해당 선박들을 독자제재 명단에 올렸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9월 중순부터 나선항 부두에는 컨테이너가 쌓이기 시작했는데, 레이디 R호가 도착하는 9월 30일 직전에 부두가 깨끗이 비워졌다. NK뉴스는 "레이디 R호가 더 많은 컨테이너를 내려놓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앙가라호는 지난 8월 8일 보스토치니 항구에서 발견됐는데, 이는 지난 8월 4일과 10일 사이 나선에서 하역과 수거 작업에 동원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NK뉴스는 "8월 초부터 이번 주까지 나선 부두에서 (러시아 제재 선박들의) 새로운 활동이 없었던 것은 러시아와 북한이 해상 무기 운송 작업을 거의 2개월 동안 중단했음을 시사하지만, 그 기간 철도를 통해 (운송 작업이) 계속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