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공장 시찰까지 '내부 단속' 마친 김정은…오늘 베이징행 유력

사흘 연속 민생·경제·군 부문 시찰…민심 다잡고 방중
최고 지도자 부재 상황 대비…'군비 증강 의지' 분석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1일 김정은 당 총비서의 참석 아래 "지방 진흥의 새 시대와 더불어 동해 기슭에 또 하나의 기념비적 창조물로 일떠선 낙원군 바닷가 양식사업소 준공식이 8월 30일 성대히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중국 전승절 80주년을 계기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방중을 예정하고 있는 가운데 그가 자리를 비우기 전 '알뜰살뜰' 민생·경제 및 군 부문 현안을 챙기는 데 여념 없다. 김 총비서는 오늘쯤 열차 타고 베이징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및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 매체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지난달 29일 러시아-우크라이나전에 파병된 전사자들의 유가족을 평양 목란관으로 불러 위로했다. 김 총비서는 이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유가족들을 직접 "책임지겠다"면서 각별하게 챙기는 모습을 연출했다.

지난달 30일에는 낙원군에 새로 준공된 '낙원군 바닷가 양식사업소'를 둘러봤다. 주민들의 먹거리이자 경제 부문 사업 성과를 꼼꼼하게 살폈다.

김 총비서는 이어 31일 새로 조업한 중요군수기업소 미사일 종합생산 공정을 살펴보고, 미사일 생산 실태를 둘러봤다. 이 군수기업소의 위치가 어디인진 언급하지 않았다. 공개된 사진으로는 KN-23 계열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의 기본형과 개량형 등을 생산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을 추정한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사흘을 연속으로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내부 현안을 챙긴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김 총비서의 방중을 앞두고 민심을 다잡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북한 매체들은 김 총비서가 중국을 방문하는 사실을 주민들이 모두 보는 노동신문에도 공개한 바 있다. 그런 만큼 방중 전에 민생부터 경제, 군 다방면의 현안을 챙긴 뒤 중국으로 감으로써 적어도 최고 지도자가 부재한 이틀 이상의 시간 동안을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날 미사일 생산 능력 공장을 방문한 것도 방중과 연계된 외교·군사 전략의 일부라고 평가한다. 굵직한 대외 행보 전 핵미사일 중심의 '군사 우선주의'를 부각하기 위한 의도였다는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방중 전 5개년 계획 내 미사일 생산 목표 달성을 강조한 것은 북한의 미사일 생산 역량과 군비 증강 의지를 국제 사회에 알리는 데 초점을 둔 것"이라면서 "단순한 국내 군수 시찰이 아닌, 국제적 맥락에서 북한의 군사적 역량을 과시하고 동맹국(중국과 러시아)과의 군사적 결속을 예고하는 측면도 내포"한다고 밝혔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단순히 핵을 개발하고 있는 초보적 위상 핵국가가 아니라 핵무기를 다량 배치하여 운용하는 국가라는 '중견 핵보유국가'로서의 위상을 전승절 참석 전에 과시하는 것"이라면서 "결국 전승절에서 단순히 중국의 우방으로 참석이 아닌 전략적 위상을 높은 국가로 중국·러시아와 전략적 이해를 같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북한이 내부적으로 10월10일 당 창건일 80주년과 제8차 당대회 등을 앞둔 만큼 김 총비서의 부재가 성과를 내는 데 악영향을 미치면 안 된다는 심리가 작용해 방중 전 광폭 행보를 보였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김 총비서는 이날 특별열차를 타고 평양에서 출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졌다.

평양에서 베이징까지는 열차로 20∼24시간 정도 걸려 1일에는 출발해야 전승절 행사 전날인 2일에 도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총비서는 오는 3일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톈안먼 광장 망루에 오른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