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열차냐 비행기냐…김정은, 다음 달 베이징에 뭐 타고 가나
전용기 '참매1호' 노후화…사고·보안 문제 고려해 전용열차 선호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28일 중국 항일전쟁 승전 80주년(전승절) 기념행사 참석을 확정지으면서 그가 전용열차와 비행기 중 어떤 것을 타고 베이징으로 향할지도 관심사다.
북한과 중국은 이날 동시발표 형식으로 김 총비서의 중국 방문 사실을 공개했다. 다만 오는 3일 행사 참석 외에 아직 구체적인 중국 방문 일정이 공개되진 않았다.
김 총비서의 해외 방문은 지난 2023년 9월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가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약 2년 만이며, 중국 방문은 지난 2019년 1월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 이후 약 6년 만이다.
통상 북한의 최고지도자들은 해외를 나갈 때 안전과 보안상의 이유로 열차를 애용하곤 했다. 특히 안전 문제와 '미국의 저격' 우려 등으로 비행기를 무서워했던 것으로 알려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2001년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 때 모스크바까지 무려 열흘에 걸쳐 기차를 타고 간 적이 있다.
그러나 김 총비서는 집권 후 비행기를 타는 모습을 자주 공개했다. 직접 경비행기를 조종하는 모습까지 공개하는 등 '비행 공포증'이 없는 과감한 모습을 선보였다.
그는 지난 2018년 5월 시진핑 주석을 만나기 위해 중국 다롄으로 갈 때 처음으로 전용기인 '참매 1호'를 사용했다. 당시 북한의 국조인 참매(현재는 까치)를 전용기 이름으로 쓴 것이다. 그러나 참매 1호는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구식 비행기이기 때문에 안전성 여부를 두고 여러 가지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2018년 6월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는 중국이 비행기를 빌려주는 '호의'를 제공하기도 했는데, 역설적으로 중국이 북한보다 오래된 북한의 비행기와, 김 총비서의 신변 안전 문제를 더 걱정한 것이라는 촌평도 나왔다.
이후 이뤄진 김 총비서의 정상회담 때는 모두 전용열차가 사용됐다. 지난 2019년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 갈 때는 중국을 거쳐 무려 60시간 동안 열차를 탔는데, 이로 인해 국제사회의 주목도는 상당히 높일 수 있었다.
이후에도 김 총비서는 2019년 4월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을 때와 지난 2023년 9월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할 때 모두 전용열차를 탔다.
그의 전용열차는 '움직이는 요새'로 불릴 만큼 두꺼운 철판으로 제작됐으며, 집무실과 침실은 물론 최고 수준의 무장·통신 장비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차체와 창문, 바닥이 모두 두꺼운 철판이라 폭탄 테러에도 안전성을 상당 수준 보장할 수 있게 설계됐다고 한다. 그의 전용차도 열차에 실을 수 있으며 숙박 및 회의를 위한 객실도 최고급으로 장식됐다.
전문가들은 김 총비서가 이번에도 전용열차를 타고 베이징에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북한의 항공산업이 매우 뒤떨어져 있어 사고 가능성이나 보안 유지 등의 측면에서 전용기보단 열차가 낫다"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 2018년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처럼 중국 측이 시 주석의 전용기 등을 제공한다면 김 총비서 역시 호의에 응하는 차원에서 비행기를 타고 베이징으로 갈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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