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대화 추동했지만, 유인책은 없었다…北, '평행선 관계' 유지 예상
[한미정상회담] APEC 계기 돌발 접촉·'트럼프 월드 건설'에 北 반응 여부 주목
"트럼프의 '올해 내 만남' 시한 제시 자체가 진전"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북한과 관계를 개선하고 대화를 추진한다는 공감대를 나눴다. 특히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피스메이커'로 추켜세우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대화에 속도를 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하지만 두 정상이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눈 것에 비해 북한의 행동 변화를 추동할 구체적 '제스처'는 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 달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도 만나달라"라고 제안하며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칭찬 세례를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추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아예 "올해 그(김정은)를 만나고 싶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북미 정상의 만남이 연내 이뤄진다면 10월 말 경주에서 개최되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유력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을 APEC 회의에 초청하거나, 2019년 6월 '판문점 남북미 3자 회동' 때처럼 돌발적인 만남이 성사될 수도 있다.
다만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공통의 인식을 확인한 것 외에 북한을 실제 협상 테이블에 앉힐 구체적 방법론을 서로 제시하거나 이를 논의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한미 모두 뾰족한 방법은 찾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에 '트럼프 월드'를 지어서 저도 거기서 골프 칠 수 있게 해달라"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는 김 총비서가 주력하는 관광사업 활성화와 미국의 대북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수사로 보이지만, 현실성과는 거리가 있는 제안인 것은 분명하다.
그 때문에 북한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매우 작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제9차 노동당 대회에서 5년짜리 국가발전 계획을 총화하고 새 대남 및 대외 전략을 천명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전까지 한미의 제스처에 호응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북한은 김영복 인민군 총참모부 제1부총참모장 명의의 담화를 공개하고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에 날을 세우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한미 정상회담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해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이 김 총비서를 북미·남북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내겠다는 한미 정상의 의지를 강력하게 확인·표출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진단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메이커', 이 대통령이 '페이스메이커'임을 자처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공조하에 대북 접촉에 임할 수 있는 환경을 형성한 것도 유의미하다는 해석도 있다.
또 이날 한미 정상이 북한과 관련한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도 '비핵화'에 대한 공개적 언급은 자제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비핵화는 없다"라고 주장한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해 온 이슈를 언급하지 않으면서 자극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안에 김 총비서와 만나고 싶다는 언급을 한 것만으로도 북미 간 간극이 좁아지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내'라는 시한을 제시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면서 "북한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 등을 통해 미국에 '핵보유국으로서의 북한'을 인정하는 '다른 접촉 출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한 만큼 시한 내 어떤 계기만 있다면 연내 북미 대화도 실현 가능성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somangchoi@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