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인데 왜 '임시증명서' 소지했나…"거주지 벗어난 뒤 사고당해"
北, 주민 시신 인도 거부…사망 원인은 확인 어려워
"중고 군복 입는 주민 많아…형편 어렵다는 것을 방증"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지난 6월 인천 석모도에서 발견된 시신 1구에서 북한 주민의 이름이 적힌 '임시증명서'가 나왔다. 북한 주민인데도 '임시' 증명서를 소지한 것은 그가 원 거주지를 벗어나 새 지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당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6일 복수의 탈북민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에서 임시증명서는 사용하던 공민증을 잃어버리거나 분실했을 경우, 혹은 지역을 이동해 새 공민증을 교부받는 과정에서, 또는 다른 지역으로 파견 등을 나갔을 때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 발급된다고 한다. 공민증은 우리나라의 '주민등록증'에 해당된다.
이 주민의 시신에서 나온 임시증명서에 따르면 그는 1988년 10월 20일생 고성철(남성) 씨로, 황해북도 금천군 강북리 21-1반에 거주하는 농장원이다. 군인용 솜동복 및 뺏지 등의 유류품도 함께 발견됐다.
북한에서 장사를 하다가 2023년 탈북한 김일혁 씨는 "발급 기관인 공민등록과에 신청하면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일반적으로는 북한에서는 자기가 속한 지역을 벗어날 일이 없기 때문에 임시증명서나 공민증을 갖고 다니지 않는다"라며 그가 임시증명서를 몸에 지니고 있었다는 것은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거주지를 벗어난 상태였다는 뜻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보통의 경우 북한 주민들이 본인이 등록된 주소 이외의 지역으로 이동할 때 자신의 신분을 설명할 수 있는 '증명서'를 반드시 휴대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고인이 된 북한 주민도 자신의 거주지에서 난 사고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추측이 나온다. 실제 황해북도 금천군은 남북 접경지에서 조금 더 내륙 쪽에 있는 지역으로, 고 씨의 시신이 발견된 강화도 인근과는 연결 접점은 없다.
또 유류품에 군인용 솜동복 등이 있던 이유는 이 주민이 군에서 제대한 이후에도 군복을 버리지 않고 간직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은 일반 주민이 군복을 착용하는 것을 통제하는 경향이 있지만 형편이 가난한 경우, 재질이 튼튼한 군복을 계속해서 입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탈북민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군인들이 많은 지역에선 중고 군복이 자주 거래되곤 한다"며 "군복에서 계급장 등을 떼고 입는 것으로, 북한 주민들이 많이 입는 '유니폼' 중에 하나"라고 설명했다.
김일혁 씨도 "경제 형편이 어려우면 전역 후에도 군복을 꽤 오래 입는다"며 "잘 간수하면 최소 10년 이상도 입는다"라고 말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은 남한의 주민등록증에 해당하는 '공민증'을 발급받는다. 공민증엔 이름, 나이, 성별, 출생지와 거주지, 직업, 입영 여부 등을 기록된다. 공민등록을 담당하는 기관은 우리의 경찰에 해당하는 사회안전성으로, 주민들은 공민등록이 된 뒤에야 학교 진학, 거주지 이동, 직업 취득이 가능하다.
다만 평양 주민은 특별히 '평양시민증'을 받는다고 한다. 북한이 신분증을 이분화한 것은 평양 시민과 일반 지방 주민들의 신분 차이를 부각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2018년 평양시민증에 처음으로 마이크로칩을 심은 것을 시작으로, 2019년에는 모든 지역에서 마이크로칩이 장착된 공민증을 발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시민증과 공민증 발급 시, 주민들은 지문 채취, 사진 촬영, 혈액 검사를 받는다고 한다.
공민등록제도와 별개로 주민등록제도(주민요해제도)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가정환경, 사회환경 및 전적, 전과를 기록하는 일종의 주민 통제용, 신분 구분용 기록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민등록제도와 달리 법적 근거를 찾을 수 없으며 본인과 가족들의 과거 행적 등 세부 동향을 체계적으로 조사·기록해 주민들을 계층으로 분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 주민을 '기본 군중, 복잡 군중, 적대 군중' 등 3개 계층으로 분류하고 각 군중별로 추가로 세분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사법정책연구원이 발간한 '북한의 신분·공민·주민 등록제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소수의 지배 계급이 기본 군중, 대부분의 주민들이 속해 있는 복잡 군중, 반체제 인물이 적대 군중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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