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원훈, DJ 정부 때 사용한 '정보는 국력이다'로 복원(종합)

(서울=뉴스1) 유민주 임여익 기자 = 국가정보원이 17일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였던 원훈(院訓)을 김대중 정부 때 사용했던 '정보는 국력이다'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 원훈은 1998년 5월 직원 의견 수렴과 국민 공모를 거쳐 제정됐으며,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서 정보의 역할이 강조됐다. 이는 국가안전기획부를 '국가정보원'으로 개칭하면서 바꾼 원훈이기도 하다.

국정원 내에 설치된 원훈석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를 바탕으로 1998년에 제작된 것을 다시 사용했다. 길이 5.6m, 높이 2.7m, 두께 1m 크기의 화강석 재질인 원훈석은 그간 국정원에서 보관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에 진행된 원훈석 제막식에는 이종석 국정원장과 장종한 양지회장 등이 참석했다.

국정원은 "'국민주권 정부' 시대를 맞아 '국민의 국정원'으로 발전해 나가자는 의지를 반영하고, 실사구시 관점에서 국익·실용을 지향하는 '정보의 중요성'이 잘 담긴 해당 원훈의 복원을 결정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국정원 원훈은 정권 교체 때마다 자주 바뀌어 왔다. 이명박 정부는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 박근혜 정부 때는 '소리 없는 헌신, 오직 대한민국의 수호와 영광을 위하여'라는 원훈을 사용했다. 문재인 정부 때의 원훈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이었다.

윤석열 정부는 '힘에 의한 평화'를 내세우며 원훈도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로 교체했다. 이는 지난 1961년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 창설 당시 김종필 제1대 중정부장이 제안해 사용됐던 것으로, 김대중 정부가 중앙정보부의 후신인 국가안전기획부를 1999년 초 국가정보원으로 개편하기까지 약 37년간 사용됐다.

이재명 정부는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국정원 이미지와 내부 분위기를 재정립하기 위해 김대중 정부 시절 썼던 원훈을 다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국정원 원훈은 약 3년 만에 바뀌게 된다.

이종석 원장은 "정보 지원으로 안보와 국익을 뒷받침하는 국정원의 책무와 역할이 이 원훈 속에 다 담겨 있다"며 "직원 모두가 이 원훈을 마음에 새겨 정보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국익 수호에 매진하자"라고 당부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