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 창건일을 축하하는 北 미묘한 변화 감지…관계 회복 전 '간보기'
노동신문, 보도 지면 배치 달라져…완전 회복세는 아직
올해 북중 간 서로 이해관계 일치하면서 '관계 개선' 나설 듯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 매체의 중국 공산당 창건일 기념 보도가 지난해와 미묘하게 달라져 주목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일 자 2면에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중국공산당 창건 104주년 즈음해 공산당 중앙위원회에 꽃바구니를 보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보내는 꽃바구니를 중국 주재 우리나라 특명전권대사가 지난 6월30일 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 부부장에게 전달했다"라고 전했다.
앞서 신문은 지난해 7월2일 자 6면에서 공산당 창건 103주년을 맞아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보내는 꽃바구니를 중국 주재 우리나라 대사관 일꾼이 1일 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 일꾼에게 전달했다"라고 보도했다.
두 보도의 차이점은 지난해 6면이던 기사가 2면에 배치됐다는 점과 '일꾼' 사이 꽃바구니를 주고받았다는 내용이 '대외연락부 부부장과 주중 북한대사'라고 구체적으로 명시됐다는 점이다.
다만 2023년인 102주년 당시 신문은 "리룡남 중국 주재 우리나라 특별 전권대사가 곽업주(궈예저우) 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 부부장"에게 전달했다면서, 직급은 물론 이름까지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지면 배치는 1면에 이뤄졌다.
2022년인 101주년에는 2023년 꽃바구니를 전달했다는 기사와 함께 별도의 기사로 중국의 공산당 창건일을 축하했다. 그보다 앞선 2021년인 100주년에는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축전을 보낸 내용이 신문에 담긴 바 있다.
과거 사례를 비춰보면 지난 1년간 변화된 보도 형식이 축전이나 별도 기사를 복원하는 등의 형태가 아니므로 '드라마틱'한 변화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일종의 유의미한 변화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는 최근 북·중 간 움직임에 있다.
북한은 지난해 북·중 수고 75주년 '북·중 우호의 해'였으나 자오러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방북(4월)을 제외하고 고위급 교류가 전무했다. 지난해 이상기류가 흐르던 관계를 관리하겠다는 의도로, 보도에 변화를 준 것일 수도 있다.
북한은 최근 6년 만에 중국어 능력 시험(HSK)을 재개했으며, 중국도 최근 러시아 '전승절' 계기로 열린 중러 회담에선 공동성명이 채택해 "주변국들이 북한에 대한 일방적인 강압적 조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북·중·러 연대를 과시하기도 했다.
또 북한 주재 왕야쥔 중국대사는 지난 4월 김일성 주석 생일 기념행사에 참석해 북·중 혈맹관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과 중국이 올해 관계 개선의 조짐을 보이는 이유는 현 국제 정세 상황에서 서로의 이해관계가 일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미국을 전략적으로 견제하는 차원에서 북한이 필요하며, 북한은 올해 당 창건 80주년 및 당 대회를 앞두고 공산당으로부터의 지지 등을 얻어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올해 중국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전략적으로 북한을 활용해야 할 때를 대비해 북한과 소통을 지속하고, 관계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은 러시아가 채워줄 수 없는 공산당으로의 지지 등 정치적 이유와 무역·교류 등 경제적 이유로 중국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나설 수 있다"라고 말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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