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중동 사태에 목소리 내는 北…반미연대 강화하면서도 '수위조절'

노동신문, 하메네이 연설 보도하며 우회적으로 '이란' 입장 대변
직접적인 美 비난 없어…추후 대화 또는 협상 여지 남기기

1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해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5.06.19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연일 중동의 이스라엘·이란 사태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란 측의 입장을 대변하며 반미연대 기조를 부각하면서도 미국을 향한 메시지는 수위 조절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이란은 절대로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명' 제하 기사를 통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지난 18일 TV 연설을 보도했다.

신문은 하메네이가 "이스라엘과의 분쟁 속에서도 의연 끄떡없으며 그 누구의 압력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란 국민이 이스라엘의 어리석고 악의적인 침략행위에 과감하고 용감하게 그리고 제때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하메네이가 미국을 향해 "미국의 어떠한 군사적 개입도 돌이킬 수 없는 후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미국이 가세할지 여부를 고민하는 상황을 비난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보도는 그러면서도 미국에 대한 언급은 자제했다. 직접적인 비난이 아닌 하메네이의 발언을 통해 미국을 거론하는 정도였다.

북한은 전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번 중동사태에 대한 첫 언급을 시작했는데, 이때도 미국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언사는 자제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전날 담화를 내고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시하고 단호히 규탄한다"라고 밝혔다. 또 미국을 언급하며 '미국과 서방세계'가 이스라엘-이란 문제에 부채질하고 있다며 "미국과 서방의 지지 후원을 받는 이스라엘이 중동 평화의 암적 존재이며 세계평화와 안전 파괴의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그간 북한이 중동 사태와 같은 국제분쟁이 발생했을 때 '반미연대' 차원에서 이란·시리아 등을 지지하고 미국과 가까운 이스라엘을 비난해 온 것과 일관된 기조이기는 하지만 최근 들어 유독 미국에 대한 비난이 약해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북측을 향해 대화 또는 협상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 감안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정부도 북한이 어느 정도 메시지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외무성 대변인 담화와 관련 "북한이 이스라엘을 강력히 비난했지만, 미국에 대해서는 비난 수위 조절한 표현이 눈에 띄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