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집 짓던 군인, 러시아 간다…북, 2차 파병 '쿠르스크 재건'
공병 1000여명, 군 건설 인력 5000명 파견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공병 1000명과 군사 건설 인력 5000명을 러시아에 파견하는 것은 '쿠르스크 복구'에 초점을 맞춘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1차 파견은 '쿠르스크 탈환'이 주목적이었던 만큼 전투병 위주였다.
특히 북한이 재건에 민간인이 아닌 군인을 파견한 것은 통제가 용이하고 자금 회수가 용이하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17일 러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쿠르스크 지역 복구 작업을 위해 공병 1000명과 군사 건설 인력 5000명을 보내기로 합의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이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러시아로 지뢰 제거 작업을 위한 공병 1000명, 파괴된 사회기반시설 복구를 위한 군 건설병 5000명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또 "양국 정상은 전투에 참여한 북한 병사들의 공훈을 기리는 기념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이와 관련, 이번 방문에서 러시아 측 참여하에 평양에 기념관과 박물관이 포함된 기념 복합단지 건립 문제도 논의됐다"고 덧붙였다.
쇼이구 서기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특별 지시를 받고 북한 평양에서 김 총비서를 만났다. 지난 4일 방북으로 우크라이나 및 한반도 정세, 북한군이 파병된 지역인 러시아 접경지 쿠르스크 재건 문제, 쿠르스크 파병 북한군 기념 문제 등을 논의한 지 2주 만이다.
북한은 건설 현장, 긴급 재난 복구 현장, 농업 현장 등에 군인을 동원한다. 절대복종할 수밖에 없는 군대 체계를 활용해 쉽게 통제하고, 이를 통해 경제 발전에 실질적인 효과를 내려는 의도가 크다.
또 해외 파견의 경우, 군인이 민간 노동자보다 자금 회수가 용이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높다. 의무 복무 중인 북한 군인들에게 월급이라는 개념이 사실상 없기에 북한 당국의 외화벌이가 더 쉬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과거에도 북한은 자국의 건설 속도를 내세우며 암암리에 해외에 군인 노동자를 파견해 왔다. 지난 2월 국정원은 지난해 북한이 러시아 각지 건설 산업 현장에 파견한 노동자가 수천 명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 노동자의 해외 파견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 사안이다.
하지만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해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근거로 북한 노동자 파견 사실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9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하자 같은 달 결의 2375호를 통해 북한 노동자에 대한 신규 취업 허가를 금지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결의 2397호를 통해 유엔 회원국들의 북한 노동자 송환을 의무화했다.
지난 3월 합동참모본부는 지난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약 1만2000명 중 약 4000명이 죽거나 다쳤고, 북한이 올해 1~2월에도 약 3000명 이상을 추가 파병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다 올해 1월 우크라이나군에게 북한군 포로 2명이 생포됐다. 해당 병사의 증언을 통해 대다수의 북한군은 11월경에 러시아에 들어왔으며 짧은 현지 적응 훈련으로 쿠르스크에 바로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개별 병사들에게 파병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이 없어 거의 모든 북한군 병사들은 자신이 전쟁에 참전했다는 걸 뒤늦게 인지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4월 말에는 러시아가 북한군의 훈련 영상을 공개하며 이들의 참전을 공식 인정했다. 이어 북한도 전쟁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주민들에게 알리며 "쿠르스크를 완전히 해방했다"고 주장했다.
youmj@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