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 입고 ICBM 모형 앞에서 춤추는 北 어린이들…적개심 고취 극대화

아동 인권보단 체제 보위·충성심 고취가 더 중대사업
딸 주애의 첫 등장 장소도 'ICBM 발사장'

조선중앙TV는 지난 10일 '강반석탁아소의 보육 교양 경험'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강반석탁아소에서 진행되는 '주역 놀이'에 대해 선전했다.(조선중앙TV 갈무리)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의 어린이들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형 앞에서 군복을 입고 소총을 들고 춤을 추는 것을 하나의 놀이로 삼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한미를 향한 '적개심' 고취 선전에 어린이도 동원하는 등 전 사회적인 캠페인을 진행 중인 동향으로 보인다.

11일 조선중앙TV의 '강반석 탁아소의 보육 교양 경험'이라는 제목의 보도에는 강반석탁아소에서 아이들의 교육 차원으로 진행되는 '주역 놀이'가 소개됐다.

주역 놀이는 일종의 역할 놀이로 보인다. TV는 '주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반영해 일정한 역을 담당하는 놀이'라고 소개했다.

영상을 보면, 탁아소 야외에 '화성-18형' 또는 '화성-19형'으로 보이는 ICBM 모형과 지난 2023년 발사에 성공한 우주발사체 '천리마-1호'의 모형이 놓여 있다. 그리고 그 앞에 군복을 입고 선 아이들이 소총이나 인공기를 들고 춤을 추고 있었다.

조선중앙TV는 지난 10일 '강반석탁아소의 보육 교양 경험'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강반석탁아소에서 진행되는 '주역 놀이'에 대해 선전했다.(조선중앙TV 갈무리)

이 아이들이 어떤 내용의 교육을 받으며 이런 '주역 놀이'를 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북한이 한미를 향한 적개심을 고취하기 위해 자주 선보이는 방식의 연출인 것은 분명하다.

일각에서는 체제 선전을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강요하는 것이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북한은 지난 1990년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가입했는데, 이 협약 제29조에는 전쟁이나 폭력을 조장하는 교육을 금지하고 평화와 관용을 가르쳐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번에 공개된 장면은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총비서의 딸인 주애의 첫 등장 장면도 연상케 한다. 주애는 지난 2022년 11월 ICBM '화성-17형' 발사 현장에 김 총비서와 함께 등장해 처음으로 존재를 알렸다. 북한이 첨단무기와 아이들을 연결하는 선전 방식을 두고 체제의 영속성과 '미래세대에 대한 약속'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