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가이드 러시아 파병 알고 있었다"…프랑스 관광객이 다녀온 북한
RFA "중국 위안화가 주요 결제수단, 인터넷은 국경 인근만 가능"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 나진·선봉 경제특구를 다녀온 프랑스 관광객이 북한 현지 가이드로부터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을 알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7일 보도했다.
프랑스인 피에르 에밀 비오씨는 지난 25일 RFA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관광에서 북한 가이드들은 정치적 질문을 피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일부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비오씨는 "가이드에게 장난스러운 질문을 하면, 그는 아마도 대답하지 말라는 조언을 당국으로부터 들었을 것"이라며 "그래도 몇몇 사람들이 북한-러시아 관계에 대해 물어보았고, (러시아 파병 관련해서) '우리나라에서 러시아로 사람들이 파견되고 있다' 정도의 간단한 답변을 했을 뿐이었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아직 북한군 파병 사실을 공식화하지 않았으며 내부에도 파병 소식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내부에 이미 파병 소문이 확산한 것으로 알려져 가이드가 실제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을 수 있어 보인다
다만 북한은 러시아와 노동자를 비롯해 인력 교류도 지속하고 있어, 가이드가 일반적인 의미의 '파견'을 알고 있다고 답했을 가능성도 있다.
비오씨와 일행은 중국 길림성 동북부에 위치한 연변자치주 주도인 연길시에서 모여 북한 국경으로 이동한 후 '원정대교'라고 불리는 두만강대교를 통해 나선으로 이동했다.
북한 입국 절차는 수월했지만,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위생 검사를 철저하게 진행했다고 비오씨는 설명했다. 4박5일 기간 동안 일행은 해안 공원, 비파섬, 룡성맥주공장, 사슴 목장, 나선 소학교 방문 등 관광 일정을 소화했다고 한다.
그는 "맥주가 예상보다 맛있었고, 식사 때마다 지역 맥주가 제공됐다"라며 "우리는 거의 하루에 5병 이상의 맥주를 마신 것 같다. 대동강맥주뿐 아니라 두만강 맥주를 마셨다"라고 말했다.
체육관에서는 태권도 공연이 열렸고, 김치 만들기 체험도 진행됐다. 다만 서방을 대상으로 한 첫 번째 관광이었던 만큼 일정이 불확실한 부분이 많았다고 전했다.
비오씨는 "아침마다 북한 당국과 협의하며 그날의 일정을 조정해야 했고, 저녁에 일정에 대한 아이디어를 듣긴 했지만, 아침이 되어야 최종 확정됐다"라고 말했다. 북한 가이드들도 평소보다 많았는데, 두 명의 가이드 외에도 투어 경험이 없는 학생 두 명이 배치됐다.
또 첫날 이들 관광객들은 현지 은행에서 현금카드를 지급받았지만 사용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비오씨는 카드에 25위안(약 4달러) 정도를 충전했으나 대부분의 가게에서는 신용카드를 받지 않았고, 중국 위안화(RMB)가 주요 결제 수단이었다. 택시 요금은 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고 들었으나, 단체로 이동했기 때문에 사용할 기회는 없었다고 말했다.
호텔 내 와이파이 역시 신호가 약해 인터넷 사용이 어려웠으며, 유일하게 접속이 가능했던 곳은 중국, 러시아 국경 인근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투어 기간 북한의 애국심과 김정은 우상화 분위기를 쉽게 감지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가이드들이 자주 '우리 위대한 지도자가 결정했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김정은이 국민들에게 주택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의 업적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북한 관광은 코로나19 사태 종료 이후 서방 외국인 대상으로는 처음 진행된 것으로, 한국인과 미국인은 제외됐다.
youmj@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