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보유국' 트럼프 취임 직후 회의 소집한 북한…태세 전환할까

김정은 시정연설 통해 트럼프 첫 일성에 대응 가능성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22일 우리나라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를 소집한다. 이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핵보유국' 발언에 상응하는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식을 마치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 과정에서 북한을 '핵보유국'(unclear power)으로 지칭했다. 또 김 총비서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그(김정은)는 내가 돌아와서 기쁠 것"이라고도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연말 전원회의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상대로 '최강경 대응 전략'을 펼칠 것을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예상보다 더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북한도 복잡한 방정식을 가동해야 할 상황이 됐다.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 당 총비서의 시정연설이 있다면 북한이 새로운 대미 메시지를 발신할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 당 총비서는 지난 2019년 4월 첫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한 뒤 거의 매년 한 번씩 시정연설로 국정의 중요 방향에 대한 지침을 제시해 왔다.

다만 대미 메시지를 내더라도 급격한 노선 전환 없이 '최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할 수도 있다. 미국의 새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대북정책이 명확히 수립될 때까지 통상적으로 수개월이 걸리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에 말에만 기대지 않고 더 구체적이고 선명한 정책이 확정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트럼트 대통령이 처음 대통령으로 취임했던 8년 전과 현재 정세가 많이 달라진 점도 북한이 고려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지난 8년 사이 핵무기를 고도화하고 생산량을 늘리는 등 국방력을 키웠기 때문에 미국과의 대화에 급할 것이 없다는 스탠스를 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장 북한의 '시급한 외교'는 러시아와의 밀착이기도 하다. 북한군의 파병 관련 자신들에게 불리한 여론이 형성되는 상황을 관리하면서, 러시아로부터 반대급부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당장의 실익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종전을 추진하면서 자연스럽게 북미 간 접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기 때문에, 북한은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열어 두고 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12월에 개최한 연말 전원회의에서 2025년에는 '정의로운 다극 세계 건설'을 견인하는 데 변화된 위상으로 국제적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대외·대남 정책에 대한 평가나 과제를 세세하게 거론하지 않은 것 역시 역설적으로 유동적인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이 시정연설을 한다고 해도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발언에 대해 의미 있는 대응 메시지를 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라며 "또 트럼프의 발언도 새로운 제안을 했다기보다는 기존에 있던 '레토릭'을 반복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도 이미 트럼프 취임 전에 준비했을 연설문을 급하게 수정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고인민회의의 역할과 성격은 인사나 조직 문제, 예산 문제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에 올해 내부 경제 발전과 관련된 메시지가 여전히 주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통상적으로 매해 첫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지난해 국가예산 결산, 올해 국가예산, 법령, 조직문제 등이 논의돼 왔다. 따라서 작년 12월에 열리는 당 전원회의에서의 결정을 내각 등 국가 기관 차원에서 이행하기 위한 후속 조치가 논의·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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