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호 첫 제재'에 조용한 북한…'대미 비난'은 여전
종전선언·SLBM 발사에 즉각 반응했던 9월과는 다른 모습
北, 즉각 대응하지 않을 가능성…종전선언 영향 미지수
- 이설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 이후 처음 '반(反)인권 행위'를 이유로 대북제재를 가동한 가운데, 북한은 13일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상국(OFAC)은 '세계 인권의 날'인 지난 10일(현지시간) 북한 중앙검찰소와 우리나라 국방부 장관 격인 북한 리영길 국방상을 비롯해 북한 정권이 운영하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조선 4·26 아동영화촬영소' 등을 경제 제재 목록에 포함시켰다.
리영길은 강제수용소 운영을 책임지는 사회안전상을 지내다 올해 국방상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 확인됐다. OFAC는 사회안전성이 북한 주민은 물론이고 외국인 방문객을 감시하며 인권유린 행위를 해왔다고 규정했다. 2016년 북한을 여행하던 중 체제 전복 혐의로 체포됐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미국으로 송환된 뒤 후유증으로 숨진 것도 예시로 들었다.
바이든 정부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가한 대북제재 조치를 연장한 적은 있지만 신규 제재는 이번이 처음이라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북한은 별다른 입장 표명은 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지난 9월 유엔 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과 우리 군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즉각 대응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당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 추진을 제안한 데 대해 "흥미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즉각 밝혔으나 대북 적대시 정책 및 이중기준 철회를 대화 조건으로 제시했다.
또 북한은 우리 군이 시험발사한 SLBM에 대해 "전략전술적 가치가 있는 무기, 위협적 수단으로 받아들일 단계는 아니다"라고 평가 절하했으며 자신들의 잠수함인 '8.24 영웅함'에서 SLBM을 시험발사하기도 했다.
일단 이번 제재가 북한만 상대로 한 것은 아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처럼 국가 경제 전반을 옥죄는 사안은 아니라는 점에서 즉각 대응은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미 재무부는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과 미얀마 등의 10개 단체와 15명의 개인을 경제 제재 목록에 포함시켰다.
다만 북한이 추후 반발 수위를 높일 경우 우리 정부의 종전선언 추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 종전선언은 한미 간 협의로 사실상 막바지 단계에 있으며 중국도 지지 의사를 밝힌 상태로, 북한의 호응만 있으면 급전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제재가 북한이 대화 조건으로 제시한 '적대시 정책 철회'와는 상반되는 결과라 종전선언 제안에 응하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관련국인 미국과 중국, 그리고 북한 모두 원론적인, 원칙적인 찬성이 있다는 걸 밝혔다"면서도 북한이 미국의 대북 적대적 정책 철회를 선결 조건으로 하고 있어 대화에는 들어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통일부도 이날 미국의 대북제재 조치에 대해 "미국 정부가 자국 법에 근거해서 취한 조치에 대해 통일부가 직접 논평할 사안은 없다"면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외무성과 선전매체를 통한 대미 비난은 연일 지속하고 있다. 외무성은 지난 10일 미국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비난한 중국의 입장을 그대로 전했고, 지난 7일에는 미중 갈등 사안인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의 편을 들었다. 미국은 베이징 올림픽도 인권 문제를 이유로 보이콧을 선언했다.
아울러 선전매체를 통해서는 한미 군 당국의 행보를 주시하며 비난하고 있다.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제53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응한 작전계획(작계) 5015를 수정 보충한 것을 두고 한미가 앞에서는 '대화'와 '평화'를 읊조리고 뒤에서는 전쟁을 도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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