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승절에 한국전쟁 참전부대 재현 '약식 열병식'…첨단무기 없어
당시 군복·보병총·기계화마차 재현에 '전승 역사' 기려…김정은 주석단서 참관
노광철 국방상 "우리 위협하는 세력 방관하지 않을 것"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북한이 '전승절'로 기념하는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73주년을 맞아 당시 북한군 참전 부대를 재현한 기념행진을 진행했다. 종대 행진 등 열병식 형식을 갖췄지만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첨단 전략무기는 공개하지 않아, 전승세대의 정신과 승리 전통 계승에 초점을 맞춘 '약식 열병식'으로 평가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전승 73돌 경축 조국해방전쟁(한국전쟁) 시기 상징종대들의 기념행진의식이 27일 저녁 수도 평양에서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이는 한국전쟁에 참정한 부대들의 당시 의복 등을 재현해 진행한 열병식으로 볼 수 있다.
신문은 이번 '기념행진의식'에 대해 "전화의 포연이 그대로 스민 그날의 군복차림으로 백병전의 자욱이 오늘도 어려오는 보병총을 비껴든 상징종대들이 광장으로 입장했다"라고 전했다.
종합군악대의 공연에 이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주석단에 등장했다. 신문은 이후 박정천 조선인민군 원수가 행진종대들을 점검하고 김 총비서에게 준비 상황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당과 정부, 군부 지도간부들과 북한군 대연합부대장들은 전쟁노병(참전용사)들과 함께 주석단에 자리했다. 전시 공로자와 군 장병, 전쟁 영웅의 자손, 평양 시민, 혁명학원 원아, 청년학생 등도 이번 열병식을 관람했다. 북한 주재 중국과 러시아 등 외교사절도 초대됐다.
행진은 김일성 주석의 초상을 앞세운 친위중대 상징종대를 선두로 시작됐다. 이어 강건 제2보병사단과 서울 김책 제4보병사단 등 북한이 6·25전쟁 때 공적이 크다고 자랑하는 부대를 재현한 종대들이 군기를 들고 광장을 통과했다.
신문은 이 과정에서 이른바 '서울해방작전'과 '대전해방작전', 1211고지 방위전투 등을 거론하며 당시 북한군의 전과를 선전했다. 신문은 이들 전투를 "조국해방전쟁의 무수한 전설적 위훈"이라고 주장했다.
주문진 해전과 월미도 전투에 참여한 해·공군 부대를 상징하는 종대도 등장했다. 신문은 근위 제2어뢰정대와 근위 제56김지상영웅추격기연대 상징종대에 "해군의 영웅전사들과 미제의 공중 우세를 추풍낙엽으로 만든 하늘의 육탄영웅들의 위훈이 그대로 비껴있었다"라고 선전했다.
도보종대에 이어 내무성·철도병 상징종대와 혼성 기계화마차 종대, 모터사이클 종대가 행진했다. 모두 한국전쟁 때 군복과 보병총, 군기와 구형 장비 등을 재현한 것이다.
상징종대들의 뒤에는 현재 북한군 육·해·공군 종대가 등장했다. 신문은 "상징종대들의 뒤를 이어 비할 바 없이 강대해진 우리 혁명무력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과시하며 조선인민군 육해공군종대들이 발구름 높이 광장으로 들어섰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역시 첨단무기는 동원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한국전쟁 참전세대의 정신과 군사적 전통이 현재 북한군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연출로 보인다. 신문도 현역 장병들을 "전화의 불길 속에서 마련된 충성과 애국의 전통, 승리 전통"을 이어가는 "새 세대 근위병들"이라고 표현했다.
이날 노동신문의 보도와 공개 사진에는 통상적인 대규모 열병식에서 선보이는 ICBM이나 신형 미사일, 첨단 재래식 무기 등은 등장하지 않았다. 무력을 과시하기보다는 당시 부대와 군복·장비를 재현해 '전승'의 역사적 의미를 부각하는 행사 진행에 무게를 둔 것으로 분석된다.
노광철 국방상은 연설에서 "오늘의 행진대오는 가열한 전투 포화 속을 누벼온 그날의 영웅적 진격의 재현"이라며 "1950년대 조국방위자들이 투쟁의 걸음마다에 재웠던 불굴의 영웅성과 계급적 사명을 장악한 계승자들의 행진은 연연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국방상은 그러면서 "오늘 우리의 힘은 한계가 없는 강대함으로 솟구치고 있다"라며 "우리 군대는 절대불가침적인 공화국의 주권안전을 시시각각 위협하는 세력들의 행위를 절대로 방관하지 않을 것이며 전쟁억제력의 책임적이며 명백한 행사로 헌법과 주권,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비서는 행진하는 상징종대와 현역 군 종대들을 향해 손을 들어 격려했다. 신문은 김 총비서가 "전승세대의 영웅적 전투정신과 무비의 용맹, 멸적의 기상과 투지가 어려오는" 종대들에 격려를 보냈다고 전했다.
같은 날 김 총비서는 전승절 경축행사에 초대된 전쟁노병·전시공로자들과 함께 기념공연도 관람했다. 공연에는 당·정·군 간부들과 군 장병, 전쟁영웅의 자손, 혁명학원 학생, 청년학생 등이 참석했다.
공연은 서곡 '우리의 7·27'과 '7·27 행진곡'으로 시작됐으며 한국전쟁 당시의 전시가요와 전승을 선전하는 노래들이 무대에 올랐다. 북한은 올해 전승절을 맞아 새로 창작했다는 노래 '붉은 꽃송이'도 공개했다.
특히 중국인민지원군의 참전을 다룬 영상과 '중국인민지원군전가' 등 중국 노래를 편성해 북중 관계를 부각했다. 신문은 중국군이 북한 주민들과 "어깨 겯고 생사를 같이했다"면서 "조중 친선은 위대한 전승의 역사와 더불어 불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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