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서 푸틴 만난 최선희…김정은 방러 가능성 커졌다

최선희, 9개월 만에 러시아행…김정은 방러 일정·의제 막판 조율 관측

19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은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 제공. 2026.07.1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접견했다. 단순한 북러 밀착을 넘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을 통한 정상회담 일정이 조율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20일 제기된다.

타스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를 방문 중인 최선희 외무상은 1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했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최 외무상과 만나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도움을 준 북한 지도부에 다시 한번 감사를 표했다. 이어 김 총비서와 쌓아온 깊은 상호 이해를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김 총비서와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19년과 2023년, 2024년, 2025년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최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은 지난해 10월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최 외무상은 당시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러시아를 찾으면서 '북미 접촉'을 회피하고 러시아와의 밀착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외교적 메시지를 냈다.

최 외무상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한·미·일·중 외교장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를 앞두고 진행됐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장관급'인 아세안 관련 회의를 의식했다기보단 북러 최고지도자의 교류에 더 방점을 찍은 행보로 보고 있다.

앞서 김 총비서와 푸틴 대통령은 2023년 9월 극동 보스토치니에서 만났고, 이후 2024년 6월 푸틴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북러 관계를 격상하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협정에 서명하면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이뤄졌다. 지난해 9월에도 양국 정상은 중국의 항일전쟁 승전(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을 계기로 베이징에서 만났다.

올해는 순서상 김 총비서가 러시아를 방문할 차례다. 이에 오는 9월 러시아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하는 '동방경제포럼'(EEF)에서 정상회담이 성사되거나, 김 총비서가 별도의 일정을 잡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회담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왼쪽)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025.09.03 ⓒ 로이터=뉴스1

북러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북한은 중국에 이어 러시아와도 정상외교를 잇달아 성사하며 전통적 우방과의 밀착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중국은 지난달 초 정상회담을 개최한 데 이어 우호협력 조약 체결 65주년(7월 11일)을 기념해 고위급 대표단이 상호 방문하며 관계를 빠르게 복원했다. 북한이 적극적인 대중·대러 외교로 '북중러 3각 협력' 구도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푸틴 대통령이 최 외무상에게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대한 북한군의 군사 지원에 사의를 표한 점을 미뤄봤을 때, 러시아가 다시 격화한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북한의 지원을 또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상회담을 통해 '준 군사 동맹'에 머물렀던 북러 관계가 완전한 '군사 동맹' 수준으로 격상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4월 방북한 러시아의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부 장관은 김 총비서를 만나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적용할 협력 계획을 올해 중 체결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러우 전쟁 장기화 속 러시아는 큰 효과를 본 북한의 포탄과 미사일, 병력 등 재래식 자원이 여전히 필요해 보인다.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핵추진잠수함(핵잠), 정찰위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체의 신형 엔진 및 탄두부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 첨단 군사기술을 전수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군사적 협력이 단순 전시 상황에 국한되지 않고, 상시적인 틀에서 운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로의 전략적 필요성에 의해 이미 현재 북러 간의 군사 동맹과 전시 협력 체제는 상시적인 체계로 굳어지는 흐름"이라며 "이런 협력 체제는 종전 이후에도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예상했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