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핵잠수함, 외교적·비용적 부담 있어도 필요…북핵 위협 가속화"

"北, 러시아와 협력 통해 전략핵잠수함 개발 속도"
'동맹국 자체 방어 능력 강화' 강조하는 트럼프…"도입 논의 적기"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2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전날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격화한 핵추진잠수함 보유는 여러 외교적·비용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북핵 위협의 심각성을 고려했을 때 꼭 필요하다는 분석이 30일 제기됐다.

아울러 정부의 잠수함 도입 의지를 과시하고 대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의 '비닉'(대외비) 사업 형태에서 벗어나 공개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30일 '해외 원자력추진잠수함 도입 사례 및 쟁점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분석과 제언을 제시했다.

연구원은 최근 북한이 '국방 핵심 5대 과업' 중 하나로 전략핵잠수함 개발을 제시하고 건조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도 그 대응전력으로 핵잠수함을 도입할 필요성이 매우 커졌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러시아와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며 핵주친잠수함과 잠수함 관련 핵미사일 위협을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 3월에 핵추진잠수함을 건조 중이라고 밝힌 데 이어 지난 4일에는 무기 전시회 '국방발전-2025'에서 새로운 전략무기인 3000톤급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2종을 공개한 것이 그 사례다.

연구원은 "핵잠수함은 전략적 가치뿐만 아니라 향후 북한이 배치할 것으로 예상되는 SLBM 잠수함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작전적 가치를 갖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5일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5'가 지난 4일 수도 평양에서 성황리에 개막했다"라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일각에서는 핵잠수함 도입 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과 '한반도 비핵화'라는 원칙에 위배될 뿐 아니라, 주변국들과의 불필요한 긴장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연구원은 핵물질을 폭발 장치가 아닌 엔진 체계인 원자로에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군사적 목적의 사용인지'에 대한 판단은 아직 불분명하며, 핵잠수함에 사용되는 소형원자로와 핵연료는 '핵 폭발장치'에 해당하지 않아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봤다.

핵추진잠수함 1척을 건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에 대해서는 최소 1조 5000억 원에서 최대 2조 원 등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구원은 "큰 비용이 들어가는 건 맞는다"면서도 "한정된 국방비로 어떤 전력을 획득할지 여부는 정치적, 정책적 결단의 영역"이라고 짚었다.

특히, 트럼프 정부가 동맹국들의 자체적인 방어 역량 강화를 강조하는 만큼 그간 우리 정부의 숙원이었던 핵잠수함 도입 논의를 검토하기에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는 분석이다.

구체적인 도입 방식에 대해서는 '해외 직도입'보다는 '독자 개발'이나 '기술 협력'을 통한 생산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핵잠수함 도입 기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잠수함 운용에 관한 노하우 획득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아울러 "정부의 핵잠수함 도입 의지를 과시하고 대외 협상력 강화를 위해서는 기존처럼 비닉(秘匿) 사업으로 진행하기보다는 기밀을 해제하고 공개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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