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러우전쟁 참전군 '과도한 영웅화'…대외 전략에 부정적"

"정상국가 아닌 군사동원 체제로서 북한 이미지 강화"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파병 후 귀국한 조선인민군 해외작전부대 주요지휘관에게 국가표창을 수여하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군에게 '공화국 영웅' 칭호를 부여하는 등 이들을 영웅화하는 것이 오히려 정상국가로 활동하기 위한 북한의 대외 전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임수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1일 발간한 '북한의 러시아 참전군 영웅화 전략' 보고서에서 "러시아 참전군에 대한 과도한 선전은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이미지를 '군사동원 체제'로 강화한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달 20~21일 진행된 제14기 13차 최고인민회의에서 러시아 참전군의 '헌신'을 칭송하며 이들과 이들 유족에 대한 충분한 사회보장을 약속했다. 앞서 북한은 러시아 참전 군인들을 위한 '국가표창 수여식'을 거행하고, 이들에게 '공화국 영웅' 칭호를 부여하기도 했다.

임 연구위원은 이러한 영웅화 작업에는 여러 사회적 불안 요소들을 최대한 차단하며 내부 결속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깔려있다고 봤다. 그는 "현재 북한에서 러시아 참전군에 대한 선전을 강화하는 것은 과거로부터 이어진 북한의 '전쟁 기억'을 재생산하며 전통적 차원의 공동체적 연대를 강화하는 모습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짚었다.

또 "북한이 참전군에 대한 예우를 강조하는 또 다른 이유는 해외 파병과 관련해 나타날 수 있는 주민들의 잠재적 불만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라 할 수 있다"며 "전사자와 참전군을 최고 영예로 대우함으로써, 주민들에게 러시아 파병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최대한으로 부여해, 미연에 동요의 가능성을 최소화하고자 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주민들에게 "국가는 희생에 대해서는 반드시 보상한다"는 메시지를 강력히 전달하고, 국가 정체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는 북러 밀착을 과시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다만 북한의 '평화국가' 이미지 형성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임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임 연구위원은 "국제사회 내 '정상국가'로서 온전한 역할 수행을 위해서는 '군사동원 체제' 이미지를 탈피하고 다자와 협력하고 소통하는 '평화적 행위자'로서 북한의 이미지를 새롭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