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식에 검정 양복 입고 등장한 김정은…'정상국가 지도자' 이미지 부각
시 주석과 인민복 차림 맞추는 대신 양복 차림으로 등장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3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한 가운데, 첫 다자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그의 옷차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인민복 대신 검은색 정장을 입은 모습이었는데, 이는 정상국가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각) 시작된 열병식 행사에 김 총비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걸어 등장했다. 세 정상은 열병식을 관람하기 위해 천안문 망루에 오르는 내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중간에 시 주석이 중국 노병들에게 악수와 인사를 건네자, 옆에 있던 김 총비서와 푸틴 대통령 역시 노병들과 일일이 웃으며 악수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김 총비서는 흰 셔츠에 검은색 정장, 연한 줄무늬 넥타이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그가 처음으로 인민복을 벗고 넥타이 회담을 진행했던 지난 2023년 9월 북러 정상회담 때와 매우 비슷한 모습이다.
김 총비서는 지난 1일 중국으로 출발하기 위해 전용열차에 올라탔을 때까지만 해도 검은색 인민복을 입고 있었는데, 이튿날 오후 베이징역에 도착할 때는 흰셔츠에 검은색 정장, 빨간 넥타이의 양복 차림으로 바뀌어있었다. 시 주석, 푸틴 대통령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첫 국제 행사에 참석하는 만큼 이들과의 통일성을 위해 의도적으로 양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북한 최고지도자들의 공식 복장은 인민복이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내부 현지 지도나 공식 행사, 그리고 해외 방문 일정 시에도 주로 인민복을 입어왔으며, 특히 김 위원장은 2000년 김대중 대통령,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할 때 회색 또는 갈색 계열의 인민복을 즐겨 입는 모습을 보였다.
인민복은 북한과 중국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 지도자들의 의상으로 통용된다. 중국에서는 신해혁명 이후 중화민국 임시정부 때 서양 남성복을 응용해 전통 복식을 개량해 '중산복'이라고 부른다. 북한에서는 김 총비서가 입는 인민복을 '맞섶양복' 등으로 부른다.
김 총비서 역시 집권 초까지만 해도 인민복을 자주 입는 모습이었다. 지난 2016년 제7차 당대회에서 처음 양복을 입고 대외 활동에 나섰지만, 이후 2018년 남북·북미 정상회담과 2019년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 총비서는 모두 인민복을 입고 참가했다.
그러다 지난 2023년 9월 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상봉했을 때 그는 처음 양복 차림으로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당시 그는 검은색 정장에 옅은 녹색 줄무늬가 들어간 넥타이를 착용했다.
한편, 이날 시 주석은 지난 2015년 9월 전승절 70주년 행사 당시와 같이 회색 계열의 인민복을 입고 열병식에 참석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검정 양복에 붉은색 넥타이를 맨 모습으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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