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파병 지휘관에 '맞담배' 허용한 김정은…북한식 '최고의 예우'
김정은, ICBM 발사 성공 등 성과 현장서 군 지휘관들과 함께 담배
'군 최고사령관'의 '터프한 이미지' 부각 의도도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러시아를 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한 북한군 지휘관을 격려하며 이들에게 국가표창을 수여했다.
김 총비서는 특히 노동당 본부청사 집무실에 지휘관들을 불러 '맞담배'를 피우는 장면을 연출했는데, 이들 군 지휘관들이 국가 전략을 수행하는 핵심 인물이라는 점을 상징하는 동시에 남성성을 강조하며 '터프한' 군 최고사령관의 모습을 드러내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김정은 동지께서 지난 20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표창수여식에 참가하기 위해 귀국한 조선인민군 해외작전부대 주요 지휘관들을 만나시었다"라고 보도했다.
국가표창은 해외군사작전에서 불멸의 위훈을 세운 장령·군관·병사들에게 수여됐다. 이들은 러시아를 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파병군의 지휘관들로 파악된다.
김 총비서는 지휘관들을 자신의 집무실로 불러 '쿠르스크 수복 작전'에 투입된 군의 노고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조국은 가장 중대한 임무 수행에 동무들과 동무들의 전투부대들을 내세웠다"면서 쿠르스크에 투입된 전체 지휘관들과 부대원들에게 격려를 전했다.
이날 신문을 통해 공개된 사진을 보면, 김 총비서 양옆에 지휘관들이 앉아 있고 그들 앞에는 담배와 재떨이, 성냥개비가 놓여있다. 직접적으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김 총비서가 지휘관들에게 집무실 내 흡연을 허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북한에서 김 총비서는 '최고 존엄'으로 여겨지는 만큼 맞담배를 피운다는 것은 파격적인 대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김 총비서가 군 지휘관들과 함께 담배를 피웠다는 점은 러시아에 파병된 군의 사기를 진작하고 노고를 치하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총비서가 할 수 있는 최대의 환희와 격려로 파병군 지휘관들을 맞이한 것이다.
김 총비서는 과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발사 성공 등 주요 성과를 이룩했을 때 군 지휘관들과 함께 맞담배를 피는 모습이 종종 포착됐다. 이번에 연출된 장면 역시 '최고사령관'이 전투 현장의 사령관들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보여주면서 충성심과 사기를 고양하는 것으로 보인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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