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합훈련 앞두고 연일 호전적 메시지…도발 수위 높아진다
연합훈련 공식 발표 직후 미 항모 겨냥 순항미사일 발사훈련
북미대화 염두 핵무력 과시 필요…순차적 도발 수위 상승 전망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이 오는 3월 실시 예정인 한미 연합훈련을 앞두고 군사 도발을 재개하며 긴장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북미대화를 염두에 둔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달라진 핵 능력을 과시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점차 도발 수위를 높여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8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은 당 총비서 참관하에 지난 26일 서해상에서 전략순항미사일 발사훈련을 진행했다.
북한은 이번 순항미사일 발사훈련 목적이 "적수들에게 임의의 공간에서의 조선인민군의 반격능력과 각이한 핵 운용수단들의 준비태세를 알리고 국가 핵억제력의 신뢰성을 과시하며 전략순항미사일 구분대들을 불의적인 화력 임무 수행에 숙달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뢰성', '임의의', '불의적인' 등의 언급이 나온 것은 핵 탄두를 탑재한 핵 운용수단으로서 순항미사일 전력화를 마쳐 언제든 실질 사용이 가능함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순항미사일로 무력시위를 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였던 지난달 25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북한은 이날 보도에서 '핵 능력'을 크게 부각하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현장을 참관한 김 총비서도 "강력한 공격력으로 담보되는 것이 가장 완성된 억제력이고 방위력"이라며 "핵 무력의 보다 철저한 임전태세를 갖추고 그 사용에 만반으로 준비됨으로써 믿음직한 핵 방패로 국가의 주권과 안전을 영구적으로 수호해 나가는 것은 공화국핵 무력 앞에 부여된 책임적인 사명과 본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순항미사일 훈련은 발사 시점과 미사일의 성격으로 봤을 때 다분히 내달 열리는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5일 3월 한미 '자유의 방패'(FS) 연합연습 실시를 공식 발표했는데, 북한은 그 이튿날인 26일 발사훈련을 진행했다.
또 순항미사일은 저고도로 장시간 비행해 추적 및 요격이 쉽지 않기 때문에 북한은 미국의 항공모함이나 한국의 주요 군 시설을 기습 타격하기 위해 핵 탄두 장착이 가능한 순항미사일을 개발해 왔다. 이번 발사도 한미 연합훈련에 맞춰 한반도에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 미국의 핵 항모를 위협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내부적으로도 호전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역시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의식하고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북한은 전날에는 청년 300명이 "조국보위의 제일선에서 원수들의 침략과 도전으로부터 이 땅의 평화와 안녕을 믿음직하게 지켜갈 것"이라고 결의하면서 최전방 국경 초소(남북 접경지)로 자원했다고 보도하면서 '대적 투쟁' 분위기를 고조했다.
북한은 이번 3월 한미 연합훈련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힘'이자 협상 카드로서의 국방력을 보여줄 계기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한미일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자 북한은 '북한 비핵화'를 "실천적으로나 개념적으로마저도 이제는 불가능하고 비현실적인 낡고 황당무계한 계획"이라고 반발하는 등 한미의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이에 연합훈련 전, 훈련 기간 동안 순차적으로 도발 수위 높여가면서 자신들의 핵 무력이 과거와 다른 수준이며,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협상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미사일 발사가 "핵 운용 준비태세를 점검하는 동시에 향후 점차 도발 수위와 빈도를 증가시키기 위한 포석"이라며 "'북한 비핵화' 등 미국이 기존 입장을 변화시키는지 여부를 살피며 도발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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