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뷰] 김정은, 연일 전면에서 '핵무기 총지휘'…'질과 양' 강화에 박차

작년 9월 핵무력 정책 법제화 계기로 핵무기 운용 시스템 재편 단행
김정은, '핵 총사령관' 이미지 부각…체계적 운용·기습능력 강화 과시

편집자주 ...기자(記者)는 말 그대로 기록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기자란 업의 본질은 ‘대신 질문하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뉴스1뷰’는 이슈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이 더 이상 남지 않도록 심층취재한 기사입니다. 기록을 넘어 진실을 볼 수 있는 시각(view)을 전해드리겠습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27일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8일 보도했다. 김 총비서와 간부들이 몸체는 녹색, 앞부분은 붉은색으로 도색된 새로운 핵탄두 추정 물체 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서재준 북한전문기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올해 한미 연합연습 대응 국면에서 '핵 총사령관'의 이미지를 계속 부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새로 구축한 핵미사일 부대를 선전하고 핵무기 운용에 있어 '시스템화'를 강조하면서다.

북한은 28일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를 통해 새 전술핵탄두 '화산-31'의 모습을 전격 공개했다.

김 총비서가 군수공업부 및 핵무기연구소, 미사일총국의 간부들과 함께 진행한 '핵무기병기화사업'을 통해 북한은 대량생산된 새 핵탄두의 모습을 과시했다.

특히 이날 공개된 새 핵탄두는 모두 '실전용' 도색이 된 상태로 일련번호까지 매겨져 있었는데, 이는 이 탄두들이 실전배치를 전제로 제작됐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는 김 총비서가 지난 9일부터 수시로 '핵미사일'의 발사 훈련을 지도하면서 모든 핵미사일들이 실전배치됐음을 부각한 것과 맥락이 닿는 모습이다.

◇한미 연합연습 계기 '실전대응태세' 점검…'핵미사일 실전배치' 과시

김 총비서는 지난 9일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6발의 '일제발사'를 지도했는데, 당시 노동신문은 CRBM을 발사한 부대가 '서부전선의 중요작전 임무를 담당하고 있는 화성포병부대'라고 호명하며 미사일 발사가 '실전대응태세' 점검을 위한 훈련이었다고 언급했다.

CRBM 발사 이후 군 관련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를 주재한 김 총비서는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에 대해 "미국과 남조선의 전쟁 도발 책동"이라며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나라의 전쟁 억제력을 효과적으로, 위력적으로, 공세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조치'를 결정한다.

이 조치는 북한이 이후 선보인 무력도발을 통해 세부적으로 확인된다. 북한은 지난 12일 새벽에 전략순항미사일을 잠수함에서 발사했으며 이 '수중 대 지상' 순항미사일이 '공화국 핵억제력의 또 다른 중요구성부분'이라고 선전했다. 이 미사일 역시 시험발사가 아니라 '핵전쟁 억제수단의 경상적 가동 태세'를 선보인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14일에 진행된 '지상 대 지상 전술탄도미사일'(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의 발사 훈련 때도 북한은 "화력습격 중대들에 대한 훈련 강도와 요구성을 더욱 높여 임의의 순간에 임의의 화력습격 임무를 잘 수행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이 미사일들이 실전배치됐음을 시사했다.

16일에는 북한이 가장 '위력적인 무기'로 과시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화성포-17형)이 발사됐다. 김 총비서는 딸인 '주애'를 데리고 발사 현장에 나타나 "고도화되고 있는 핵전략무력의 가동체계에 대한 확신과 담보를 뚜렷하게 입증했다"라고 언급했다.

일련의 도발의 특징은 북한이 '시험발사' 즉 무기체계의 개발 단계에서 진행하는 시험 과정을 거친 것이 아니라 모든 미사일들이 '실전배치'가 가능한 체계로 개발이 완성됐다고 주장한 것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8~19일 이틀간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을 지도하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핵미사일 운용시스템 새로 구축…'핵무력 정책 법제화' 이후 본격화

특히 지난 18~19일에 진행한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은 북한이 핵미사일 체계를 재정비해 새로 구축했음을 보여 줬다.

당시 노동신문은 '가상의 긴급 상황'에서 핵공격 명령이 하달되고 핵무기를 취급하는 질서 및 각이한 핵공격 방안에 따르는 가동절차를 엄격하게 검열했으며 이후 실제 핵공격으로 넘어가는 행동 방침 및 조법을 숙달하기 위해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후 북한은 이같은 '운용 지침'에 따른 미사일 발사를 단행하며 자신들의 핵 운용 시스템의 '완전성'을 과시하려고 했다.

이날 노동신문도 '시스템의 구축'과 관련한 언급을 내놨다. 신문은 김 총비서가 핵무기 운용체계에 대한 총괄적인 점검을 진행했다면서 그간의 무력도발에서 국가핵무기종합관리체계인 '핵 방아쇠'의 정보화 기술 상태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핵무기의 종합관리체계의 존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종화된 핵미사일의 전략전술은 물론 관리 상태 및 대응태세와 관련된 명령체계도 이를 통해 관리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같은 행보는 북한이 지난해 9월 '핵무력 정책 법제화' 사실을 밝힌 이후 더욱 부각되는 듯하다.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7차 회의를 통해 핵무력 정책을 법제화했고, 이 안에는 핵무기 사용의 결정 권한 및 사용 조건과 유지관리 방법들이 꼼꼼하게 담겼다.

이 법에는 김정은 총비서가 '핵무력'에 대한 유일적 지휘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외부의 위협 수준에 따라 핵무기의 선제 사용이 가능하며, 핵무기는 늘 '경상적 동원 태에' 하에서 운용될 것임이 명시돼 있다. 아울러 핵무기를 꾸준히 질량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것도 법으로 규정하는 등 국가적 차원의 핵무기 운용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북한은 지난 21~23일에 진행한 핵 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의 시험과 전략순항미사일의 발사 때도 "자위적 핵전쟁억제력을 제고하기 위한 군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김정은 총비서가 이를 '정력적으로 영도'하고 있다고 밝혀 법제화된 핵무력 정책의 내용에 부합하는 행보를 보였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서부지구 화성포병부대의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연이은 도발은 '기습 능력 강화'등 새 전략전술 '쇼케이스'

이같이 핵미사일 운용의 새로운 방식을 구축하고 있는 북한은 이번 한미 연합연습에 대응하는 상황을 새 전략전술의 '쇼케이스'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의 '일제발사', 12일 잠수함에서의 순항미사일 발사, 14일 SRBM의 최대 사거리 발사는 모두 북한이 거의 처음으로 선보인 미사일 발사 방식이었다.

지난 19일 발사된 SRBM은 '사일로'라는 지하 매립식 발사관 추정 발사대에서 발사됐고, 800m 상공에서 공중폭발까지 하면서 핵미사일의 기습 능력과 파괴력 증대를 과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22일에 발사된 4발의 순항미사일의 경우 '변칙적인 고도 조절 및 회피비행'을 선보였는데, 이 역시 북한이 과거에 선보였던 순항미사일의 발사 방식과는 달랐다. 낮은 고도로 비행해 탐지 및 요격이 어려운 미사일의 기동 방식에도 재차 변화를 준 것이다.

'해일'이라는 이름이 붙은 '핵 무인수중공격정', 사실상의 '수중 핵드론'의 등장은 북한이 대잠 능력의 열세까지 만회해 보려는 '핵미사일 전략'을 구축했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이날 보도된 SRBM의 발사 훈련에서도 공중폭발 능력을 과시하고, '해일-1'로 명명된 수중 핵드론의 대남 침투력을 선전했다.

일련의 도발들은 한미의 핵심 전략자산을 '은밀하게' 기습적으로 타격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이 특징이다. 북한이 우위에 있다고 판단하는 무기체계의 기술력을 총 가동해 상대적 열세를 새로운 방식으로 만회하려는 인상이 짙다.

북한이 새로 선보인 무기체계와 운용방식의 수준은 아직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다. 북한이 아무리 면밀하게 관련 준비를 했어도 실제 운용에 있어서는 지속적으로 보강 필요성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그러나 북한은 과거에도 새 무기체계를 '선 공개'하고 '후 개발 완료'하는 방식으로 국방력을 강화해 왔다. 때문에 최근 공개된 무기체계와 운용방식도 지속적인 보강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려 할 것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새 핵탄두를 점검하는 자리에서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확대하라"라며 "계속 위력한 핵무기 생산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이런 북한의 새로운 모습은 한미에게도 새로운 숙제가 부과되는 지점이 될 수밖에 없다. 전체 국방력과 북한의 무기체계의 상응하는 한미의 무기체계를 '1 대 1'로 비교했을 때의 우위와 별개로, 처음 보는 북한의 모습에 '압도적인' 대응태세를 꾸릴 수밖에 없는 것이 한미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seojiba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