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더 이상 힘 약한 망나니 아냐…창의적 레버리지 동원해야"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 기고
"北, 상대하기 버거울 정도로 훌쩍 성장…과거의 방법으론 한계"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시작된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와 4년째 이어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국제법 위반 논란을 가져온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체포 압송과 그린란드 병합 시도 등 국익과 힘에 기반한 국제정세 아래서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염려가 많은 상황이다.
대한민국은 저출산 세계 1위, 급속한 노령화에 따른 인구 소멸 1순위 국가로 수십 년 후 북한의 병사들이 걸어 내려와 힘없는 노인들을 상대로 쉽게 통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에 우리의 경제 성장 잠재력은 인공지능(AI) 시대에 반도체에 강점을 갖고 있어, 전 세계에서 높이 평가받고도 있다. 이렇듯 우리의 미래에 긍정 요인과 부정요인이 혼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라진다. 지금은 동·서해 공해 수역을 향하고 있는 장사정포를 비롯한 북한 미사일이 대한민국을 향하게 된다면,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와 같은 전쟁과 분쟁지역으로 곧바로 변하게 될 것이다.
현재 북한은 내부통제를 강화하면서 대내외 정세를 관망 중에 있다. 이미 확보한 핵무기의 전략적 이점을 활용하면서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고 풍요로운 북한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것이 1984년생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속내일 것이다. 그래서 북한은 새로운 5년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예고한 제9차 노동당 대회를 추진하고 있다. 북한 전역 기초지역과 기관 단위로 단계적, 체계적으로 준비하면서 정치강국, 군사강국, 경제강국이라는 북한의 미래를 향한 메시지 발신 분위기를 나름 조성하고 있다.
지금의 북한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등 경제적 어려움에 '지상천국'이라는 이미지에 흠집을 내는 앙상한 어린아이 사진 노출로 국제사회 인도적 지원을 유인하고, 남한으로부터의 경제적 지원을 위해 남북정상회담에 나섰던 북한이 더 이상 아니다.
우리가 상대하기에 버거울 정도로 훌쩍 성장한 북한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은 '햇볕정책'과 '맏형 논리'에 기반한 '과거의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 북한은 이제 힘이 약한 망나니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굴하지 않고 핵무기를 개발했고 지구상 반대쪽인 우크라이나에 전투병을 파병하면서 국제 정세의 주요 역할자로 등극했다. 북한의 눈에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압력에 휘청하는 대한민국이 북한의 미래를 열어줄 대상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한류 문화 유입으로 북한 '미래세대'의 마음만 흔드는 대한민국은 '적대적 교전국 관계'로 관리하면서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렇듯 변화한 북한의 위상과 국익 중심으로 합종연횡하는 국제정세 아래서 대한민국의 안전과 국익을 확고히 수호하면서 북한을 움직이게 하는 '창의적 레버리지'를 동원해야 할 상황이다. 올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북한이 대화의 무대로 복귀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북한의 무모한 도발은 성공할 수 없고, 체제 생존을 위해서는 미국과 대한민국의 손을 잡고 중국 베트남처럼 국제사회에 개방하는 체제로 변화하는 게 살길임을 북한 정권이 인식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한만의 노력에 국한하지 말고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협력과 공조가 필요하다.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은 통일부의 주요 보직을 거친 정통 관료 출신이다. 특유의 온화함과 소통 능력을 인정받아 대변인을 맡았고, 정세분석국장, 회담본부 상근대표, 차관 등 요직을 역임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통일비서관도 지냈다.
△1965년 전남 순천 △순천고 △서울대 영어영문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통일부 통일정책실 정책총괄과장 △통일부 남북경제협력본부 경협기획관 △통일부 정세분석국 국장 △통일부 대변인 △남북회담본부 상근회담대표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 △대통령비서실 외교안보수석실 통일비서관 △통일부 차관 △대진대학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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