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기여했던 '트럼프의 입' 이연향 통역사도 방한

[한미정상회담] 이연향 국무부 통역국장, 한미 정상회담 수행
트럼프 1기 때 세 차례 북미 정상회담·회동에 모두 참여…김정은 대면

29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국립경주박물관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뒤로 이연향 국무부 통역국장의 모습이 포착됐다. (KBS 유튜브 채널 갈무리)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한미 정상회담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9일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곁에는 과거 세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과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통역사로 유명인사가 된 이연향 미 국무부 통역국장의 모습도 포착됐다.

한국 태생의 이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트럼프 대통령의 바로 옆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를 대면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김 총비서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최전방 요원으로 활동한 셈이다. 그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도 혹시 모를 북미 정상 간의 만남을 염두에 두고 이 국장을 데려온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국무부에서 '닥터 리'(Dr.Lee)로 불리는 이 국장은 지난 8월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의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도 참여하는 등 미국 정상의 한반도 외교 일선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 온 베테랑이다.

통역사가 되기 전 전업주부였던 이 국장은 아이 둘을 키우던 지난 1989년 33세의 나이로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에 입학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1996년 몬트레이 통번역대학원 교수로 부임했고, 2000년대 초반부터는 미 국무부의 한국어 통역사로 근무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4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방한, 2022년 진행된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상회담 때도 통역을 전담한 바 있다.

지난 8월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오른편 뒤쪽으로 배석한 이연향 국무부 통역국장. ⓒ AFP=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특히 그는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1차 북미 정상회담·2019년 2월 하노이에서의 2차 북미 회담·2019년 6월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에 모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총비서의 소통을 도왔다.

당시 김 총비서가 통역사를 계속 교체했던 것과 달리 이 국장은 계속 자리를 지키면서 대비가 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그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전 대북정책 특별대표,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감독,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등 수많은 영향력 있는 인사들의 통역을 맡아왔다.

지난 2022년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지는 그녀를 "알려지지 않은 영웅(unsung hero)"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plus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