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전쟁 행위에 대한 책임 추궁, 국제적 논의해야"
"중·러가 김정은 ICC 회부 결의 거부권 행사 않도록 호소해야"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북한의 책임이 면책되지 않도록 국제적 논의를 통한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22일 제기됐다.
송상현 제2대 국제형사재판소장 겸 서울법대 명예교수는 이날 2025 서울북한인권세계대회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2025 북한인권세계대회' 기조연설에서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무모한 군사 원조는 회원국 우크라이나가 북한의 최고지도자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고발할 수 있는 적격(standing)을 주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송 소장은 "우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쟁 물자를 보낸 것을 고발해 ICC에서 책임을 가려볼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주범이 침략자 러시아라면, 무기와 탄약을 공급하는 행위를 한 북한 정권은 적어도 종범(accomplice) 내지는 기여범이 되기 충분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정은이 전투병까지 파견한 행위는 종범이 아니라 수집되는 증거에 따라서는 로마규정 제25조를 적용해 푸틴과 공동정범이 되고도 남는다"라고 주장했다.
송 소장은 "김정은이 인권 위반을 이유로 여태껏 ICC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그의 행위가 푸틴의 범죄보다 덜 심각해서가 아니라 푸틴의 체포 영장은 오직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범죄 행위만 다루는 데 비해 김정은이 평상시에 저지른 인권 위반 행위는 너무 광범위한 까닭"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그러므로 로마규정상 영향을 받는 나라가 제소하던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ICC 회부 결의가 필요한데 어느 것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송 소장은 20년 전 ICC 비회원국인 리비아와 수단에 대한 ICC 회부 결의안이 유엔에서 통과돼 알바시르 수단 전 대통령이 교도소에 수감 중인 점을 언급하며 "이같은 회부 결의가 김정은의 체포영장 발부까지 이끌어 낸다면 커다란 성공이 되겠으나,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나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며 "세계적 여론에 호소하여 이 양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대회에 참석한 신석철 탈북디아스포라 네덜란드 대표는 "북한인권 문제는 네덜란드가 가진 국제적 역할과 직접 맞닿아 있으며, 탈북민과 시민사회는 그 흐름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연결할 수 있다"며 "특히 정치범 수용소 해체를 위한 국제법 제정과 ICC내 북한인권특별재판소 설치는 국제사회의 실질적 개입을 이끌어낼 핵심 과제"라고 제언했다.
곽영훈 유엔(UN) 한국협회 회장은 "인권 문제는 어느 특정 시대, 특정 지역에 국한되는 이념일 수 없다"며 "남쪽이 기적 같은 경제 성장을 이루어 냈듯이 이제 북쪽도 함게 발전시키기 위해 북한인권 문제를 오늘의 아젠다로 삼고 21세기적 경륜을 나눠야 한다"라고 말했다.
임창호 북한인권민간단체협의회(NCNKHR) 공동대표는 "대회 주제인 '그들을 자유케 하라'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북한 주민의 고통에 응답해야 하는 우리 시대의 보편적 과제를 선언하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인권민간단체협의회와 미국의 휴먼라이츠재단(HRF)이 공동 주최하는 '2025 북한인권세계대회'는 이날 10시 개회식을 시작으로 24일까지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과 서울광장에서 진행된다.
대회는 △미국 인권재단과 9개국 76개 북한인권 민간단체들의 국제 연대 △탈북민 디아스포라 집결 △30년간 펼쳐진 북한인권 개선 운동의 이론적·실제적 집대성 및 총평 △북한인권 전시·공연·공모전 등을 위해 개최됐다.
이날 진행되는 NK INSIDER 포럼의 메인 강연에는 김강 전 주러시아 북한대사관 부대표, 김유미 루미나 대표가 발언하며, 개인의 권리를 위한 인공지능(AI) 기술 세션에서는 프리덤 테크 개발자인 캘빈 김이 바이브 코드 활용법을 강연할 예정이다.
아울러 가수 선예의 공연과 북한과 한국에 대해 다양한 글을 써 온 칼럼니스트이자 전 워싱턴타임스 서울 특파원인 마이클 브린의 발언도 있을 예정이다. 이날 저녁 진행되는 남북 클래식·대중음악 콘서트에는 바리톤 사무엘 윤, 물망초합창단, 아코디언 연주자 이철옥, 성악 앙상블 '라 클라쎄', '이철옥 아코뮤즈연주단'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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