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과 공동회의 11년째 없는데…겨레말큰사전 편찬 예산 52% 늘려 40억

북측 편찬비 6000만원도 편성…시한인 2028년 4월 전 마무리 난망

통일부 전경.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북한과의 공동작업이 중단된 지 11년이 된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을 위한 내년 예산이 오히려 크게 증액됐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기조로 내년에도 남북 대화와 교류가 재개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과도한 예산 편성이라는 지적이 24일 제기된다.

통일부의 '2027년도 남북협력기금 운용계획안 사업 설명 자료'에 따르면,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을 위한 정부의 지원액은 올해 26억 400만 원에서 내년 39억 5000만 원으로 13억 4600만 원(51.7%) 늘어났다.

늘어난 돈은 사전 편찬에 몰렸다. 편찬사업비는 3억 6200만 원에서 17억 8800만 원으로 약 4.9배가량 급증했다. 이 중 종이사전 편찬비가 12억 5700만 원, 전자사전 편찬비가 2억 8600만 원이다. 인건비 등 경상경비는 22억 4200만 원에서 21억 6200만 원으로 8000만 원 줄었다.

북측이 참여한다는 전제로 짠 예산도 들어갔다. 북측 편찬비 6000만 원과, 남북 공동회의 운영비가 포함된 3800만 원이다. 하지만 공동회의는 2015년 12월 중국 다롄에서 열린 제25차 회의가 마지막이다. 2018년 11월 중국 선양 실무접촉에서 제26차 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무산됐고, 그 뒤로는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사업회는 목표 올림말 33만 개 가운데 30만 7000개의 뜻풀이를 마쳤고, 2021년에는 북측과 협의할 가제본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남북이 집필원고를 교차 검토해 1차 합의한 올림말은 12만 5000개로, 목표의 38% 수준이다. 나머지 원고에 대한 합의와 두음법칙·사이시옷 표기 조율 등은 북측의 참여 없이는 마무리가 불가능하다.

사업의 법정 시한도 다가오고 있다. 2007년 제정 당시 7년간 효력을 갖도록 한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법은 유효 기간을 세 차례 연장해 2028년 4월까지 효력을 갖는다. 현행법상 2027년은 사업회가 한 해 전체를 운영할 수 있는 마지막 회계연도다.

통일부는 남측 단독으로 가능한 편찬 작업을 이어가면서 향후 남북 교류 재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통일부가 올해 초 북측과 최종 합의를 거쳐 종이사전 발간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뒤에도 공동회의는 재개되지 않았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은 지금 우리를 도발하고 있는데, 북한이 받겠다고도, 필요하다고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북한을 지원할 생각만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