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띄우고 기차역 준공…北 원산갈마 내국인 관광 본격화

'명사십리역' 준공식 보도…철도·항공 인프라로 내국인 수요 대응
외국인 관광 재개 전 활성화 차원…관광객 유치 성공 여부는 미지수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명사십리역.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북한이 강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 기차역을 신설하며 관광지구와 내륙 지역을 잇는 철도 접근성을 강화했다. 최근 평양과 원산갈마를 오가는 항공편을 신설한 데 이어 철도역까지 완공하며 원산갈마지구 관광 활성화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외국인 관광이 기대만큼 확대되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이 우선 내수 활성화를 목적으로 교통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는 분석이 30일 제기된다.

항공편 이어 철도역까지…'원산갈마 띄우기' 나선 北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8일 1면에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 들어선 '명사십리역' 준공식 소식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역의 총 건축면적은 7000㎡(2118평) 규모로, '관광 여행 보장'이라는 사명의 기능에 맞게 실용적으로 건설됐다.

명사십리역은 지난 6월 24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원산갈마지구 현지 지도 도중 방문했던 '갈마관광역'과 같은 곳으로 파악됐다. 당시 김 총비서는 건설자들이 불과 1년 만에 역사를 거의 완공한 점을 칭찬하면서도, 마감시공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북한 당국은 이후 김 총비서의 지적 사항을 반영해 약 두 달 만에 철도역을 완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역 이름도 '갈마관광역'에서 '명사십리역'으로 변경됐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역사 내부에는 간이식당, 상점, 편의점 등 방문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들어섰다.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강원도 명사십리 해변을 따라 호텔과 숙박시설, 상업·편의시설, 해양체육시설 등이 조성된 북한 최대 규모의 관광단지다. 북한 당국이 외화벌이와 체제 선전 등을 위해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관광 거점이기도 하다.

북한 관영매체는 올해 들어 '원산갈마지구' 관련 보도와 사진을 잇달아 내보내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매체들은 여름철을 맞아 일대에 전국 각지에서 수만 명이 관광지구를 찾았다고 전했고, 해안가를 가득 메운 인파들의 모습을 '인파십리'라 비유했다. 최신식 호텔과 대형 물놀이장, 유람선 등이 담긴 사진을 보도하며 숙박과 휴양, 오락을 아우르는 '국제적 관광지'라는 점도 강조했다.

명사십리역 준공은 향후 관광 수요 증가에 대비해 교통 인프라를 확충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북한 국영 항공사 고려항공도 지난달부터 평양과 원산 갈마를 잇는 국내선을 매주 월·목요일 주 2회 왕복 운행하며 갈마원산지구로 향하는 하늘길도 열린 상태다.

북한이 항공과 철도, 도로를 잇는 교통망을 구축해 원산갈마지구를 주민들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휴양·관광지로 정착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하면서도 우선 내국인 관광을 활성화해 운영 기반을 다지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현재 원산갈마지구에 대한 외국인 관광은 러시아 관광객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북한은 최근 북중 관계 개선 흐름을 계기로 중국인 관광객 유치도 추진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관광 재개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명사십리역 준공과 항공편 신설은 자국민의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향후 외국인 관광 확대를 동시에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된다.

높은 비용에 서비스 한계…일반 주민에겐 '그림의 떡'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황홀경의 명사십리, 행복의 인파십리"라며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홍보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하지만 교통 인프라 확충에도 내국민의 관광은 제한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산갈마지구 관광은 고위 간부와 신흥 부유층, 평양 시민 등 일부 계층을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고, 교통비와 숙박비도 일반 주민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체제 결속 차원의 '포상 휴가'를 제외하면 일반 주민의 이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다.

외국인 관광객을 안정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지를 두고도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북한의 대대적인 홍보와 별개로 원산갈마지구가 국제적인 휴양지와 비교해 시설과 서비스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북한을 오가는 국제 항공편이 제한적인 데다 비용도 만만치 않다. 외국인 관광객의 이동·통신·촬영 등에 대한 통제와 안보 불확실성 역시 관광객 유치의 걸림돌로 꼽힌다. 최근 원산 갈마지구를 찾은 중국인 시범 관광단 일부가 현지에서 정전과 온수 공급 중단 등을 겪은 뒤 여행비 환불을 요구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북한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교통망뿐 아니라 숙박·편의시설과 서비스 품질 등 관광 인프라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