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그리움 달랬다"…울산서 즐긴 베트남 추석 '뗏중투'
韓·베트남 가족 40여명, 코코넛 밟기·따가오 등 전통 놀이
반쎄오 등 고향 음식 함께 만들며 문화 교류
- 박정현 기자
(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한국에 와서 고향이 늘 그리웠는데, 다 같이 모여 놀이도 하고 고향 음식도 만드니 명절 기분이 납니다."
한국에서 명절을 맞은 베트남 이주민들과 한국인들이 베트남의 추석인 '뗏중투(Tết Trung Thu)'를 함께 즐기며 웃음꽃을 피웠다.
지난 20일 오전 10시께 울산 동구 동구가족센터 3층. 조용했던 넓은 놀이터에 한국과 베트남 가족 40여 명이 속속 도착하며 금세 시끌벅적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날 행사는 동구가족센터가 주최한 문화교류 프로그램의 하나로, 한국과 베트남 가족이 한데 어울려 전통놀이와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꾸려졌다.
가장 먼저 진행된 '디 가오 즈아(코코넛 밟기)' 게임에선 아이들의 "파이팅", "이겨라" 하고 외치는 응원 소리가 실내에 쩌렁쩌렁 울렸다.
코코넛 껍질 모형을 밟고 결승선까지 가는 이 게임에서 누군가 미끄러질 때면 큰 웃음이 터졌고, 무사히 통과한 이에겐 아낌없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어 안대를 쓰고 걷는 '꺼우 키(외나무다리 타기)'와 '냐이 바오 보(자루뛰기)' 등이 진행됐다.
새로운 게임의 참여자를 모집할 때마다 아이들은 "저요, 저요!"라고 외치며 손을 번쩍 들었다.
한국의 제기차기와 비슷한 베트남 전통놀이 '따가오'도 참여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500원 동전 크기의 플라스틱을 겹겹이 쌓은 뒤 그 한가운데 깃털을 꽂은 듯한 독특한 생김새 덕분이다.
특히 베트남 출신 엄마들의 대결이 벌어지자, 아이들의 응원 소리는 한층 더 커졌다.
응웬빈탕 군(11)은 "가족,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 수 있어서 너무 즐겁다"며 "베트남 제기는 익숙한데, 한국 제기보다 차기 더 쉬운 것 같다"고 웃었다.
체육대회 후에는 조별로 나뉘어 베트남 전통음식인 '반쎄오(쌀가루 부침개)'와 '반째오(찹쌀 월병)'를 직접 만드는 시간이 이어졌다.
오븐 조리가 필요한 반째오는 현장에 오븐이 없었기 때문에 조금 변형된 조리법이 제공됐다. 이에 베트남 이주민들은 익숙한 고향음식임에도 바뀐 조리법을 꼼꼼히 확인해 가며 요리했다.
한국에 온 지 3년 차가 됐다는 누엣득넛(35)·쩐티눙(38·여) 씨 부부는 "한국에 와서 고향이 아주 그리웠는데, 이렇게 다 같이 모여 고향 놀이와 음식으로 즐겁게 지낼 수 있어 무척 행복했다"고 전했다.
센터에 따르면 뗏중투는 한국처럼 공휴일로 쉬지는 않지만, 연등행사와 사자춤 축제가 열리고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등 오늘날에는 '어린이날'처럼 여겨진다.
조인숙 동구가족센터 사회복지사는 "베트남 가족들이 우리 동네에 편안하게 어울리고, 지역 주민들도 자연스럽게 베트남 문화를 즐기며 서로 한 발짝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niw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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