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전국 첫 '새벽배송'…신선함 무기로 "온라인몰 비켜"

울산학성새벽시장, 재주문율 50% 돌파…꼼꼼한 포장도 한몫

지난 18일 오전 울산 중구 학성새벽시장에서 한 직원이 새벽배송할 물건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2026.9.18 ⓒ 뉴스1 박정현 기자

(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고기에는 얼음팩이 꼭 있어야 해요. 다시 해주세요."

대형마트와 기업형 온라인 유통업체가 강점을 가지던 '새벽배송' 시장에 울산의 한 전통시장이 전국 최초로 도전장을 내밀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8일 오전 3시 울산 중구 학성새벽시장.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빌딩 사이로 시장의 가게들은 일찌감치 불을 밝힌 채 장사 준비로 분주했다. 지난달부터 새벽배송을 시작한 이곳의 '학성신선마트' 직원들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새벽배송은 전날 밤 시장 상인들에게 주문서가 전달되면, 상인들이 새벽에 가장 신선한 물건을 골라 마트로 가져오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날 한 상인이 간 마늘 2봉지를 탁자 위로 올려놓고 가자, 마트 직원이 이를 스티로폼 접시에 올려 랩으로 꼼꼼히 포장했다.

마트 관계자는 "물건을 최대한 깔끔하고 위생적으로 포장해 백화점 상품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당근, 고구마, 양파, 감자, 양배추 등 신선한 채소들이 속속 바구니에 담겼다. 마트 안 직원들은 쉴 새 없이 출력되는 주문서를 살피며 배송 물량을 챙기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한 상인이 고기 상품을 얼음팩 없이 가져오자, 마트 직원은 곧바로 물건을 돌려보내고 완벽하게 냉장포장된 제품을 다시 받아오기도 했다.

지난 18일 오전 울산 중구 학성새벽시장에서 한 직원이 주문서를 출력하고 있다. 2026.9.18 ⓒ 뉴스1 박정현 기자

오전 4시께 본격적인 포장작업이 시작되며 현장은 더 분주해졌다. 직원들은 후숙과일을 냉장고에서 꺼내 꼼꼼히 품질을 검수하고, 배송상자에 물건을 담으며 주문서 품목을 일일이 대조했다.

포장을 마친 상자들은 배송구역에 맞춰 차곡차곡 쌓였다.

이날 하루 접수된 새벽배송 주문은 25건, 품목은 53종에 달했다.

마트 관계자는 "입소문을 타고 경남 창원에서도 문의 전화가 올 정도로 관심이 높다"면서도 "명절 대목임에도 다들 여행을 가는지 예전만큼 제수용품 주문이 많지는 않은 분위기"라고 상황을 전했다.

오전 5시께 배송기사가 트럭을 마트 앞에 세우고 상자들을 차례로 실어 목적지로 출발하면서 이날의 치열했던 새벽배송 준비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1974년 문을 연 학성새벽시장은 전체 165개 점포 중 70% 이상이 식자재를 취급하는 도매시장이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유통망 확대로 매출에 타격을 입자, 판로 확대를 위해 새벽배송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초 180가구를 대상으로 시작했던 새벽배송은 이용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힘입어 현재 300가구까지 늘어났다.

손영환 학성새벽시장 상인회장은 "전통시장에서 처음 시도하는 사업이라 우려와 기대가 교차했지만, 현재 재주문율이 50%에 달할 정도로 고객과 상인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며 "대형물류센터를 거치는 일반 업체들보다 시장과의 배송거리가 짧아 훨씬 신선한 상태로 고객의 식탁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이 우리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niw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