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가려면 양산까지 가야 했는데"…울산농협 '농촌 왕진버스' 운행
가벼운 진료도 차 타고 20분 나갔던 울주 주민 건강 살펴
- 박정현 기자
(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무료로 건강 검진받을 수 있어서 정말 고맙습니다."
무더위 속 병원에 찾아가기 힘든 지역 어르신을 위해 울산농협이 '농촌 왕진버스'를 통해 어르신들의 건강을 살피고 있다.
7일 오전 10시 30분께 울산 울주군 웅촌면 웅촌초등학교 체육관. 한쪽 팔에 접수 번호를 붙인 100여 명의 지역 어르신들이 각자 문진표를 손에 꼭 쥐고 자신의 진료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130여 명의 어르신이 이곳을 찾았다.
어르신들은 접수 데스크를 거쳐 평소 앓고 있던 허리·척추 관련 정형외과나 내과 등 원하는 진료 구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의료진의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나요?"라는 다정한 물음에, 어르신들은 "무릎이 시리다"와 "허리가 불편하다" 등 그동안 참아왔던 통증을 하나둘 털어놓기 시작했다.
특히 한의과 부스엔 한방 진료와 침 시술을 받으려는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차례를 기다리다 침상에 누운 김정순 씨(77·여)는 허리와 다리에 한방 침 시술을 받았다. 김 씨는 "불편했던 곳이 침을 맞으니 조금은 편해졌다"며 "농협에서 이렇게 무료로 진료를 봐줘서 정말 고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곳에선 영양 수액 투여와 맞춤형 약 처방도 함께 이뤄졌다.
주사를 맞기 위해 기다리던 윤무연 씨(71·여)는 "진료 과정에서 골다공증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며 "치과 검진도 함께 받았는데, 다행히 치아와 잇몸이 건강하다는 이야기를 들어 안심된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현재 웅촌면엔 병원이 단 1곳도 없다. 올해 봄까지만 해도 수십 년간 웅촌면을 지키던 병원이 1곳 있었으나, 인구 감소로 환자가 줄어 경영이 어려워지자, 부산 출신이었던 원장이 결국 고향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어르신들이 진료받기 위해선 차를 타고 약 20분을 달려 경남 양산 등 다른 지역으로 나가야만 하는 불편함을 겪어왔다.
이러한 농촌의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투입된 '농촌 왕진버스'엔 이날 의료진 40여 명이 자원봉사자로 팔을 걷어붙였다.
경남 진주 보건소에서 온 성진 한의사(28)는 "동료 한의사를 통해 이 행사를 알게 되었고,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어 참여했다"며 "주로 허리와 무릎 통증, 관절염을 호소하시는 어르신들을 뵙고 있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 무척 뿌듯하다"고 밝혔다.
농촌 왕진버스는 병의원과 약국 등이 부족한 농촌 지역의 고령 주민을 대상으로 종합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울산농협은 올해 총 9600만 원 규모의 사업비와 주관 농협의 자체 예산을 투입해 웅촌·삼남·상북·언양 등 4개 권역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종삼 총괄본부장은 "의료 사각지대 해소와 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울산농협이 든든한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niw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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