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00만원이던 초복 매출, 올핸 100만원 미만"…보신탕집 울상

"개 농가 폐업 보상해주면서 식당은 왜 안 해 주나" 하소연

초복날인 15일 울산 북구의 한 영양탕 가게 내부. 점심 시간을 맞았지만 테이블들이 대부분 비워져 있다.2026.07.15.ⓒ 뉴스1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개 농장은 보상해 주는데 식당은 폐업해도 아무것도 없어요.

'개 식용 금지법' 전면 시행을 앞두고 초복인 15일 오전 11시 30분께 울산 북구 명촌동의 한 보신탕집을 찾았다.

점심 시간대였지만 마니아층의 단골들 외에는 가게를 찾는 손님이 없어 '복날 특수'를 체감하기 어려웠다. 같은 시각 긴 대기 줄이 늘어선 인근 삼계탕집과 큰 대조를 보였다.

이곳에서 12년간 보신탕 장사를 했다는 박 모 씨(60대·남)는 예년 같았으면 500만원까지 찍었을 복날 점심 매출이 이날은 100만원 미만으로 줄어들었다고 하소연했다.

박 씨는 "옛날엔 개 한 마리에 50만원을 줬는데 개 농가들이 문을 닫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150만원씩 한다"며 "정부에선 개 농장만 처리하면 식당은 저절로 문 닫을 거라고 판단했는지, 농장에만 폐업을 보상해주고 식당에는 안 해준다"고 푸념했다.

그는 "금지법이 통과되고 손님도 뚝 떨어져서 메뉴 선택을 잘 못한 것 같단 생각에 막막하다"며 "개고기에만 목숨 걸어서 다른 장사는 할 줄도 모를뿐더러, 요즘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아 가게도 안 팔리고 은행 빚만 산더미"라고 전했다.

2024년 2월 제정된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개식용종식법)'에 따라 내년 2월부터는 개고기를 유통·판매하거나 식용 목적으로 사육·도살하는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초복날인 15일 울산 중구의 한 건강탕 가게 앞에서 손님이 메뉴를 지켜보고 있다.2026.07.15.ⓒ 뉴스1 김세은 기자

법 시행을 약 7개월 앞두고 북구 연암동의 한 영양탕집은 작년 11월부터 보신탕 메뉴를 없앴다. 그럼에도 이날 식당을 찾은 손님들 중에 보신탕을 판매하는지 물어보는 장면이 간간이 목격됐다.

이 가게 주인은 "옛날엔 보신탕이 주메뉴였는데 이제는 먹고 살려고 어쩔 수 없이 흑염소탕으로 바꿨다"며 "흑염소도 국내산을 고집하다 보니까 마진이 남는게 없다"고 했다.

보신탕집 업주들이 대부분 고령인 탓에 음식 메뉴 변경이나 업종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있다.

중구 병영동에서 30년간 건강탕집을 운영한 사장은 "원래 초복이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많았는데 오늘은 텅텅 비었다"며 "이제 나이도 70이 넘어서 올해가 마지막 장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나라에서 하지 말라 했으면 그만한 보상을 줘야 하는데, 전업하면 간판비랑 철거비만 지원한다고 하니 억울하다"며 "노후를 생각하니 걱정돼서 잠이 안 온다"고 토로했다.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64곳이던 보신탕집 가운데 올해까지 폐업한 곳은 10곳이며, 전업한 곳은 9곳이다. 이 중 전업 지원금을 받은 곳은 2곳에 불과했다.

지역 개 사육 농가 전체 10곳 가운데 1곳만 합법적인 건축물로 인정되면서 폐업 지원금을 마리 당 60만 원에 지원받았다. 현재 폐업과 시설 감정평가를 마치고 시설 완전 철거가 진행 중이다.

syk00012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