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금 떼일라" 포스기 끄고 계좌이체만…홈플러스 매장 점주들 '패닉'

"다음 주면 전기 끊긴다는 얘기도 있어 불안"
"기습적으로 영업 중단해버리는데 정부 대책이 무슨 소용"

홈플러스가 운영자금 고갈에 따른 매장 유지 비용 부족으로 영업을 중단한 지 이틀째인 14일 울산 중구 홈플러스 울산점 1층 매장 입구가 쇼핑카트로 막혀 있다. 2026.7.14 ⓒ 뉴스1 박정현 기자

(울산=뉴스1) 박정현 김세은 기자 = "갑작스러운 휴점 통보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죠."

홈플러스 울산점과 울산동구점이 지난 13일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생계의 터전을 잃을 위기에 처한 임대매장 점주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국의 모든 홈플러스 마트도 같은 날 운영비 부족 등의 이유로 임시 휴업에 들어간 상황이다.

14일 오전 11시 30분께 울산 중구 홈플러스 울산점. 2층 임대매장은 영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매장 분위기는 이미 폐업 수순이나 다름없었다. 일부 음식점엔 손님이 20명 이상 있었으나, 대형 가전 매장은 이미 하얀색 천으로 입구를 막아둔 상태였다. 옷 가게도 약 30곳 가운데 10곳가량이 이미 짐을 뺐거나 자리를 비우고 있었다.

카페 주인 강 모 씨는 홈플러스로부터 정산금을 돌려받지 못할거란 두려움에 계산대의 포스(POS) 운영을 중단했다.

강 씨는 "홈플러스에서 매출을 정산하고 한달 뒤에 돈을 받는 시스템인데, 이제 돈을 못받을 수도 있으니까 현금이나 계좌이체만 받고 있다"며 "다음주면 전기가 끊긴다는 얘기도 있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한 여성복 매장 주인는 "상황이 안 좋아 일찍 나가고 싶었지만, 본사의 권유로 버티고 있었다"며 "갑작스러운 휴업 통보에 점주들 모두가 패닉 상태"라고 토로했다.

3층 키즈카페 직원은 회원권 환불 문의 전화를 연달아 받고 있었다. 이 직원은 "그동안 쌓아둔 적립금이 사라지니까 화내는 손님들이 많아 난감하다"며 "본사에선 폐점될 때까지 버티라는 입장이지만 휴업 이후 손님이 급격하게 줄었다"고 전했다.

홈플러스가 운영자금 고갈에 따른 매장 유지 비용 부족으로 영업을 중단한 지 이틀째인 14일 울산 동구 홈플러스 울산동구점 매장 입구가 쇼핑카트로 막혀 있다. 2026.7.14 ⓒ 뉴스1 김세은 기자

같은 날 홈플러스 동구점은 주차장 3층과 2층 출입문 진입을 통제하고 있어 벌써부터 폐업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곳 문화센터엔 여름학기 수강료를 환불하러 온 회원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이수미 씨(40대·여)는 "아이가 문화센터 수업을 좋아했는데 갑자기 휴강 안내를 받아 아쉽다"며 "지역에 유일한 대형마트가 없어지니 이런 문화를 즐기기도 어려워졌다"고 했다.

이곳 임대 매장 주인들은 홈플러스 회생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곳에서 10년간 영업했다는 차량용품 가게 주인은 "기습적으로 영업을 중단해버리는데 더이상 정부 대책이 필요하겠느냐"고 했다.

홈플러스는 전날 "운영자금 고갈과 시설 유지, 관리 어려움으로 13일부터 대형마트 임시 휴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일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고 오는 20일까지 2000억 원의 긴급운영자금 확보방안을 제출할 경우 회생절차 연장을 재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홈플러스가 운영자금 고갈에 따른 매장 유지 비용 부족으로 영업을 중단한 지 이틀째인 14일 울산 중구 홈플러스 울산점 2층 푸드코트 입구 키오스크의 전원이 꺼져있다.2026.7.14 ⓒ 뉴스1 박정현 기자

niw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