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훔치고 성행위 영상 유포…대학가 흔든 자작극[사건의 재구성]
절도 발각되자 "쟤가 범인" 역신고…해킹 후 증거 조작
"친구 형사처분 받게 할 목적"…1심서 징역 1·2년
-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지난해 4월 3일 새벽 5시 9분께 울산의 한 대학교 신입생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이 술렁였다.
신입생 280명이 참여한 해당 채팅방에 학생 A 씨가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성적 행위 영상물들이 잇따라 올라온 것이다.
알고 보니 영상을 올린 사람은 A 씨 본인이 아닌, A 씨의 같은 대학 친구 B 씨와 C 씨였다.
이 황당한 사건의 전말은 한 달 전 노트북 절도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같은 해 3월 15일 새벽 2시께 B 씨와 C 씨는 기숙사에서 잠들어 있는 A 씨의 노트북과 마우스, 충전선을 훔쳤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절도 사실이 발각되자 궁지에 몰린 두사람은 A 씨를 되레 절도범으로 몰아가기로 공모했다.
B 씨는 A 씨가 휴대전화 잠금 패턴을 입력하는 모습을 몰래 지켜본 뒤 A 씨가 잠든 사이 휴대전화 잠금을 해제했다.
이후 A 씨의 휴대전화로 중고 거래 앱에 접속해 A 씨가 B 씨의 노트북을 훔쳐 몰래 파는 것처럼 허위 게시글을 올렸다. B 씨는 구매자 역할을, C 씨는 판매자 역할을 맡아 가짜 거래 대화까지 만들어냈다.
다음날 B 씨는 울산 남구의 한 지구대를 찾아 "기숙사에서 자고 일어나니 노트북을 도난당했다"고 허위로 신고했다. 또 B 씨는 담당 경찰에게 앞서 조작한 중고 거래 채팅 내용을 보내며 A 씨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두 사람의 범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들은 A 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던 성적 행위 촬영물을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하고, A 씨의 카카오톡 계정으로 이를 신입생 단체방에 유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자신들의 절도가 발각되자 A 씨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지법 형사8단독(김정진 부장판사)은 1심에서 특수절도, 정보통신망법 위반, 성폭력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B 씨에게 징역 1년을, C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전에 메모까지 작성하며 치밀하게 계획했고, 범행 후에도 언론에 허위 사실을 흘리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다만 피고인들이 잘못을 반성하고 범죄 전력이 없는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syk00012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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